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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마켓PRO] 연기금이 꽂힌 LG전자…"주가 재평가는 필연적" 분석까지 등장
‘엘레발’이란 말이 있습니다. ‘LG+설레발’을 합친 표현입니다. LG트윈스 팬들에게 잔뜩 기대감을 심어주더니 정작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자 이를 조롱하는 표현이 생긴 것입니다.

LG전자 주가가 올들어 30% 가까이 뛰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마켓PRO에서도 LG전자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룬 적이 있는데 시가총액 18조원이 넘는 종목 치곤 연초 상승률이 굉장히 가파른 편입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 ‘엘레발’ 치다 결국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조롱과 이번에는 ‘LG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엇갈립니다.

이런 와중에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습니다. 연기금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LG전자’라는 점입니다.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탄 LG전자의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실적성장주로 거듭난 LG전자

[마켓PRO] 연기금이 꽂힌 LG전자…"주가 재평가는 필연적" 분석까지 등장
지난해 11월 마켓PRO에서 소개한 기사 제목은 ‘애플카 기대로 LG전자에 물린 개미들, 전장사업이 구세주 될까?’였습니다. 이후 횡보하던 주가는 지난 1월 마지막 개장 날이었던 30일 1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작년 6월 10일 이후 7개월 만에 10만원선을 넘어서자 물려있던 개미들이 다시 설레기 시작했죠.

사실 LG전자는 큰 잘못이 없습니다. ‘애플카’ 호재가 덧씌워지더니 주가가 급등했고, 애플카를 믿고 달려들었던 개미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된 과정은 다 아실텐데요, 여기서 LG전자의 잘못을 찾아내긴 쉽지 않아보입니다. 주주로서 질책을 한다면 ‘전장사업 성장이 왜 이렇게 더디냐’라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켓PRO] 연기금이 꽂힌 LG전자…"주가 재평가는 필연적" 분석까지 등장
LG전자 주가를 뒤흔든 애플카 이슈의 핵심은 새 먹거리로서 존재감이 커지고있는 전장사업의 경쟁력입니다. 그런 전장사업에 대해 올해 말 전장사업의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달할 것이다’ ‘자동차 부품, 로봇, 전기차 충전기 등 성장 사업의 성과가 부각되는 동시에, 주도적 시장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핑크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전장사업은 희망을 쏘아올렸습니다. 적자에 허덕이던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고,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 이달 초 LG전자의 NDR(기업설명회)에 참여했던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여잡은 바 있습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NDR 일정을 통해 2023년 상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 증대 및 VS(전장) 사업의 장기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며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켓PRO] 연기금이 꽂힌 LG전자…"주가 재평가는 필연적" 분석까지 등장
전장 부문에서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전반적인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암울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업체들과 다르게 분위기가 좋습니다. 가전(H&A) 부문 실적이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치솟았던 물류 비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게 호재로 꼽힙니다. 업계에선 전년 대비 최대 1조원의 물류비용이 올해 절약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류비 경감은 LG전자의 영업이익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년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TV 사업도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박 연구원은 “TV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나 2022년 4분기 공격적인 재고조정 노력으로 2023년 1분기에 재고 부담이 낮아졌다”며 “반면에 OLED TV에 판매 집중, 비용의 효율적인 관리로 매출 확대보다 수익성 개선이 먼저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증권 역시 LG전자를 대표적인 실적 성장주로 평가했습니다.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앞서 소개한 가전, TV 그리고 전장사업이 고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가전(H&A)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의 출하비중 확대로 1분기부터 뚜렷한 실적개선이 전망되고, TV (HE) 부문은 유럽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OLED TV 수요증가로 지난해 3개 분기 적자가 일단락되며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며 "전장부품(VS), IT(BS) 사업도 유럽 전기차 부품업체 가동률 상승과 B2B 매출 확대로 1분기부터 실적 가시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600억원 수준으로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 9152억원을 크게 웃돌 것이란 관측입니다.

기대감 덕분인지 연기금이 LG전자 주식을 이달 들어 쓸어담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LG에너지솔루션을 넘어 이달에만 11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주가 재평가는 필연적"

탄탄한 실적 성장세와 함께 미래 성장 동력이 더해진다는 점이 LG전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미래 성장성 대비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있다고 보는 것이죠. 한 때 애플카라는 돌발 호재 후폭풍으로 급등했던 주가가 단기간에 조정을 받았지만 이제는 진짜 탄탄한 펀터멘털을 바탕으로 재평가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현재 PBR 0.8배에 불과한 LG전자 주가는 올해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김동원 연구원은 전망처럼 말이죠.
[마켓PRO] 연기금이 꽂힌 LG전자…"주가 재평가는 필연적" 분석까지 등장
업계에선 올해 말 LG전자 전장(VS)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수주잔고가 80조원 수준이었으니 1년 새 20조원이 급증하는 셈입니다. 지난 2021년 말 수주잔고는 60조원 규모였습니다. KB증권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LG전자의 전장사업에 대해 ①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 북미 전기차 업체들로부터 모터를 비롯한 구동계 수주가 예상을 상회하고 있고, ②유로존 경기침체 완화에 따른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가동률 상승으로 ZKW의 차량용 램프 (LED) 수주가 회복세를 나타내며, ③차량의 고사양화로 인포테인먼트 탑재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LG전자를 전장과 로봇의 리더로 평하며 ‘주가 재평가는 필연’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성장 동력에 대한 개실적 전망도 좋은데 성장 사업의 성과가 부각된다면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말합니다. “자동차 부품, 로봇, 전기차 충전기 등 성장 사업의 성과가 부각되는 동시에, 주도적 시장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필연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반영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부품의 매출액의 올해 10.5조원(YoY 21%)에서 내년 12.4조원(YoY 19%), 2025년 14.1조원(YoY 14%)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2.8%, 내년 4.0%, 2025년 4.8%로 추세적으로 향상될 전망”이라는 관측도 덧붙였습니다. 김 연구원은 “전기차용 e-파워트레인은 신규 멕시코 공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GM을 비롯해 북미 OEM들에 대한 대응력이 향상되는 동시에, IRA 환경에서 고객 다변화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LG전자에서 육성하고 싶어하는 차량용 사이버보안 솔루션 분야 역시 시장 규모가 2021년 대비 2025년 20배 성장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와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로봇 분야 또한 “서빙, 안내, 배송 로봇을 중심으로 B2B 전문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전문서비스 로봇 매출액은 올해 300억원, 내년 600억원, 2025년 1300억원 등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