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민의 HR이노베이션] 다양성 넘어 포용의 문화로…'나만 옳다'는 편향에서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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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많은 기업의 글로벌 확장으로 ‘인재, 시장, 고객, 아이디어’ 등의 영역에서 다양성이 급격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인구통계학적 관점(여성·경력사원·현지사원 비율 등)에서 목표 수준을 정하고 지표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 지표의 개선이 반드시 조직에 긍정적인 성과와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부정적인 현상(역차별)을 불러오기도 한다. 앞으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인구통계학적 다양성보다 ‘생각(인지적)의 다양성’이다. 그러나 포용적인 문화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다양성은 무용지물이 된다.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는 함께 연결돼야 한다.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에서 전 세계 약 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포용적인 문화를 갖춘 조직이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할 가능성이 2배 높고, 개인의 성과는 3배 높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은 6배가량 높다고 한다. 이러한 포용의 문화를 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행동이다. 포용적인 리더(Inclusive leader)는 직원들의 포용 경험을 70%까지 늘릴 수 있다. 과거에는 리더들이 모든 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실제로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을 충분히 이끌어 갈 만큼 환경의 복잡성이 덜 했지만, 지금의 복잡하고 모호한 사업 환경 속에서는 정해진 답이 없을 때 어떻게 서로의 다름을 활용하고 배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필요한 시기가 됐다. 이것이 포용적 문화의 핵심이다. 그런데 포용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는 무의식적인 편향(unconscious bias)이다. 1951년 다트머스팀과 프린스턴팀의 미식축구 경기가 있었다. 경기가 과열돼 많은 선수가 부상으로 실려 나가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잔혹한 경기로 기록에 남았다. 경기 영상을 입수한 심리학자들은 두 대학의 학생들에게 경기를 시청한 뒤 각각 팀의 반칙 숫자를 기록하게 했다. 똑같은 경기를 시청한 학생들이지만 다트머스 학생들은 두 팀이 비슷한 수의 반칙을 했다고 기록했고 프린스턴 학생들은 다트머스팀이 70% 이상 반칙을 했다고 기록했다. 기록으로만 보면 두 개의 다른 경기를 봤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은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는 자료는 강조해서 보는 반면 모순되는 자료는 일축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조직이나 사회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확증편향(conformation bias)의 예다.
카더만 교수는 우리 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두 가지 시스템 사고를 활용한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사고방식을 할 수 있는 빠른 처리 시스템, 즉 ‘시스템 1’을 활용하거나, 느리지만 계산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사용하는 느린 처리 시스템, 즉 ‘시스템 2’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뇌는 빠른 처리와 느린 처리를 분업화해서 좋은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일상에서 대부분 95%는 빠르고 직관적인 시스템 1이 맡고, 단 5%만 느리고 합리적인 시스템 2가 맡고 있다. 결국 편향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의 뇌가 대부분의 경우 기존에 만들어 둔 직관, 즉 시스템 1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인간은 생각을 잘 하지 않으려는 존재라는 의미로, 사람들은 새로운 걸 붙잡고 어렵게 고민하기보다는 최대한 간단하고 두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인지적 구두쇠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가진 기대와 가설, 믿음에 부합하려는 것만 보려 하고, 그 결과 치명적인 단점인 편향과 편견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러한 무의식적 편향을 줄여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편향적이고 즉흥적이라는 것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우리 조직에서 만연하고 있는 무의식적 편향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보는 교육을 하는 것은 포용의 문화를 구축하는 훌륭한 출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자기 인식을 기반으로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과학자는 기존 가설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가설을 위한 다양한 증거와 실험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성이 높아지는 시대에 나만이 옳다는 확신에 빠지지 않고 유연한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각을 의심하고 다시 한번 뒤돌아봐야 한다.
오승민 LG화학 인재육성 담당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에서 전 세계 약 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포용적인 문화를 갖춘 조직이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할 가능성이 2배 높고, 개인의 성과는 3배 높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은 6배가량 높다고 한다. 이러한 포용의 문화를 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행동이다. 포용적인 리더(Inclusive leader)는 직원들의 포용 경험을 70%까지 늘릴 수 있다. 과거에는 리더들이 모든 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실제로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을 충분히 이끌어 갈 만큼 환경의 복잡성이 덜 했지만, 지금의 복잡하고 모호한 사업 환경 속에서는 정해진 답이 없을 때 어떻게 서로의 다름을 활용하고 배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필요한 시기가 됐다. 이것이 포용적 문화의 핵심이다. 그런데 포용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는 무의식적인 편향(unconscious bias)이다. 1951년 다트머스팀과 프린스턴팀의 미식축구 경기가 있었다. 경기가 과열돼 많은 선수가 부상으로 실려 나가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잔혹한 경기로 기록에 남았다. 경기 영상을 입수한 심리학자들은 두 대학의 학생들에게 경기를 시청한 뒤 각각 팀의 반칙 숫자를 기록하게 했다. 똑같은 경기를 시청한 학생들이지만 다트머스 학생들은 두 팀이 비슷한 수의 반칙을 했다고 기록했고 프린스턴 학생들은 다트머스팀이 70% 이상 반칙을 했다고 기록했다. 기록으로만 보면 두 개의 다른 경기를 봤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은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는 자료는 강조해서 보는 반면 모순되는 자료는 일축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조직이나 사회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확증편향(conformation bias)의 예다.
카더만 교수는 우리 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두 가지 시스템 사고를 활용한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사고방식을 할 수 있는 빠른 처리 시스템, 즉 ‘시스템 1’을 활용하거나, 느리지만 계산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사용하는 느린 처리 시스템, 즉 ‘시스템 2’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뇌는 빠른 처리와 느린 처리를 분업화해서 좋은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일상에서 대부분 95%는 빠르고 직관적인 시스템 1이 맡고, 단 5%만 느리고 합리적인 시스템 2가 맡고 있다. 결국 편향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의 뇌가 대부분의 경우 기존에 만들어 둔 직관, 즉 시스템 1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인간은 생각을 잘 하지 않으려는 존재라는 의미로, 사람들은 새로운 걸 붙잡고 어렵게 고민하기보다는 최대한 간단하고 두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인지적 구두쇠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가진 기대와 가설, 믿음에 부합하려는 것만 보려 하고, 그 결과 치명적인 단점인 편향과 편견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러한 무의식적 편향을 줄여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편향적이고 즉흥적이라는 것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우리 조직에서 만연하고 있는 무의식적 편향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보는 교육을 하는 것은 포용의 문화를 구축하는 훌륭한 출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자기 인식을 기반으로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과학자는 기존 가설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가설을 위한 다양한 증거와 실험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성이 높아지는 시대에 나만이 옳다는 확신에 빠지지 않고 유연한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각을 의심하고 다시 한번 뒤돌아봐야 한다.
오승민 LG화학 인재육성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