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에어 그랜드투어링 외관.     뉴왁(캘리포니아)=서기열 특파원
루시드 에어 그랜드투어링 외관. 뉴왁(캘리포니아)=서기열 특파원
럭셔리 전기차 업체 루시드가 지난해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생산 차질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차량 생산 전망도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다.

루시드는 22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1만~1만4000대의 차량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비저블알파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추정치 평균 2만1815대에 크게 못미친다.

루시드는 지난해 초 생산량 목표를 2만대로 제시했으나 글로벌 공급망과 미국 내 물류 문제가 겹치며 생산에 차질을 겪었다. 이후 두 차례 생산량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작년 하반기 부품 조달과 물류 문제를 해결해가며 생산 속도를 끌어올렸지만 지난해 총 생산량은 7180대에 그쳤다.

또한 지난해 고객에 인도한 차량은 4369대에 불과했다. 생산한 차량 가운데 약 40%의 차량이 아직 팔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피터 롤린슨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목표는 우리의 놀라운 제품을 전세계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영업과 마케팅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시드는 성능이 검증된 전기차 세단을 만들고 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최대 조건은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었지만 생산량 증가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2만대 이상 생산을 예상했지만 회사는 시장 기대 이하의 생산량 전망을 내놨다.

지난 21일 기준 루시드 판매를 위한 예약 물량은 2만8000대로 지난해 11월 공개했던 3만4000여대에서 6000대 이상 줄었다.

루시드의 주가는 시장 기대 이하의 생산량 전망을 내놓은 이후 크게 하락했다. 장중 0.81% 하락한 9.98달러로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뒤 주가는 9% 이상 하락한 9.08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루시드의 4분기 매출은 2억5570만달러로 전년 동기(2640만달러)보다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월가 추정치 평균 3억300만달러를 밑돌았다. 1년 전에는 루시드의 대표 모델 에어 세단을 막 생산하기 시작했던 때다. 순손실은 4억7260만달러로 전년 동기(10억5000만달러)보다 약 55% 줄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