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월 의사록이 발표되며 긴축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심화된 영향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2.41%(3.15%) 하락한 배럴당 73.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3일 이후 최저치다.

WTI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렸지만 낙폭은 이날이 가장 컸다. 6일간 하락폭은 6.19달러(7.72%)다.

FOMC 의사록 발표에 국제유가 3% 급락 [오늘의 유가 동향]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물도 전장 대비 2.45달러(2.95%) 떨어진 배럴당 80.60달러에 거래됐다. 역시 이달 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공개된 2월 FOMC 의사록의 영향이 컸다. 미 중앙은행(Fed)은 의사록에서 지난 회의에서 “몇몇(a few) 당국자들이 50bp(1bp=0.01%)의 금리 인상을 선호했다”면서도 “거의 모든(almost all) 참석자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의사록에 따르면 상당수 참석자들은 연말 기준금리 목표를 현재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치(2%)에 신속하게 도달하기 위해서다. 이날 의사록이 공개되기 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Fed의 통화긴축 기조는 유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유가가 표시되는 통화인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좋아지는 것은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해야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Fed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지나치게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달러화 가치를 상승시키고, 유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39% 오른 104.59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23일 나올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도 투자자들의 관심거리다. 시장은 17일로 끝난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208만배럴 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전주 재고는 추정치(117만배럴)를 대폭 웃도는 1629만배럴로 급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