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Fed)이 이달 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지속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밝혀졌다.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던 당시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위원들도 있었다. 2월 FOMC 이후 미국의 튼튼한 경제지표가 발표된 만큼 Fed의 통화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모든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치(2%)까지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들은 물가가 목표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당시 기준금리 인상폭에 대해선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몇몇(a few)”은 0.5%포인트 인상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명의 FOMC 위원 중 2월 빅스텝을 주장한 위원이 2명을 넘었다는 뜻이다.

“많은 위원들”은 금융 상황의 지속적인 완화로 Fed는 금리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리거나,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하도록 요구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회의록은 전했다. 긴축 기조 완화를 점치며 연초 회복된 증시 등을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FOMC가 종료된 후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처음으로 물가상승률 둔화(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며 긴축 완화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의사록에서 Fed의 관심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완화에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CNBC는 “의사록은 Fed가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과 계속 싸우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2월 FOMC 이후 미국의 물가와 고용이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발표된 만큼 Fed가 앞으로 더 매파 기조를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최종치는 5.375%로 제시해 지난해 12월 Fed가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전망치(5.0~5.25%)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3월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3.15% 하락한 배럴당 73.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2.45달러(2.95%) 떨어진 배럴당 80.60달러에 거래됐다.

Fed의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에 원유 가격이 표시되는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4% 오른 104.59에 거래됐다.

뉴욕증시는 혼조였다. 다우존스와 S&P500은 각각 0.26%, 0.16% 하락한 반면 나스닥은 0.13% 올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