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가 낳은 비극의 땅이자 동식물의 마지막 낙원…온라인에 새기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Cover Story
안방서 클릭 한번으로 만나는 DMZ의 모든 것
6·25 전쟁 정전 70주년 맞아
보훈처와 구글 '온라인 전시'
사진·유물 등 자료 5000여점
DMZ 역사·자연환경 한눈에
길이 248㎞…'분단의 상징'
사람의 손길 안 닿은지 70년
멸종위기 동·식물 보금자리
안방서 클릭 한번으로 만나는 DMZ의 모든 것
6·25 전쟁 정전 70주년 맞아
보훈처와 구글 '온라인 전시'
사진·유물 등 자료 5000여점
DMZ 역사·자연환경 한눈에
길이 248㎞…'분단의 상징'
사람의 손길 안 닿은지 70년
멸종위기 동·식물 보금자리
‘만질 수 없어서 부서질 수도 없는 벽.’
시인 이경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도 그렇다. DMZ에는 독일을 두 개로 쪼갰던 베를린장벽 같은 벽은 없다. 대신 이곳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이 있다. 70여 년 전 38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던 남북이 지금도 대립하고 있는 탓에 DMZ는 그 누구도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 됐다.
그래서 DMZ는 역설적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됐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천혜의 자연을 자랑한다.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동식물들은 DMZ를 ‘생명의 땅’으로 만들었다. 구글이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준비한 ‘DMZ 온라인 전시’의 테마로 ‘역사’와 ‘자연’을 택한 이유다.
서울보다도 넓은 DMZ는 70년간 남북을 갈라놨지만, 막상 이곳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구글 온라인 전시에선 DMZ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인터랙티브 형식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중 하나. 민간인은 DMZ에 들어갈 수 없다는데, 그럼 어디까지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정전협정을 맺은 이듬해인 1954년 2월 미군 제8군단 사령관은 휴전선 남쪽 5~20㎞를 민간인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 지금도 휴전선 남쪽 20㎞ 구간 이내엔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다. 시인 이경이 “마음 없는 새들이 유유히 넘어가고, 이념 없는 꽃들이 씨를 날려 보내”도 사람만큼은 예외라고 한 이유다.
그래서 DMZ 인근 지역은 마치 시간이 멈춘 공간 같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여러 문화유산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경의선 장단역에 멈춰있는 증기기관차가 그렇다. 6·25전쟁 당시 연합군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개성역에서 황해도 한포역까지 올라갈 때 쓰이던 기관차다. 전세가 악화돼 남쪽으로 내려오다 1950년 12월 31일 밤 폭탄을 맞았다. 검붉게 녹슨 기관차는 70여 년 전 벌어진 격렬한 전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교전의 흔적이 남아있는 포천 방어벙커, 1946년 북한이 건설한 철원 노동당사 등도 구글 온라인 전시에서 볼 수 있다.
DMZ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DMZ 근처 대암산 정상에 있는 용늪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과 함께 한국 최초로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재된 곳이다.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이름답게 해발 1280m에 올라서면 널찍한 습지가 펼쳐져 있다. 죽은 식물이 켜켜이 쌓이며 만들어진 두꺼운 층엔 희귀 습지식물들이 싹을 틔웠다. 용늪이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한때 총탄이 비처럼 쏟아지던 강원 양구 근처엔 아름다운 연못인 두타연이 있다. 두타는 ‘걱정을 떨치고 욕심을 버린다’는 뜻이다. 그 이름처럼 맑은 연못을 보고 있노라면 번뇌가 사라지는 듯하다. 양구군 해안면 일대에 있는 펀치볼 둘레길은 분지 지역을 둘러볼 수 있는 숲길이다. 희귀식물인 금강초롱꽃, 지리바꽃, 구실바위취 등이 방문객을 반긴다. 구글 온라인 전시에 들어가면 둘레길 근처에서 들리는 물소리, 바람 소리 등을 실감 나게 들을 수 있다. 민간인통제선 안에 조성된 곳들이라 방문하려면 사전 예약하거나 출입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시인 이경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도 그렇다. DMZ에는 독일을 두 개로 쪼갰던 베를린장벽 같은 벽은 없다. 대신 이곳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이 있다. 70여 년 전 38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던 남북이 지금도 대립하고 있는 탓에 DMZ는 그 누구도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 됐다.
그래서 DMZ는 역설적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됐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천혜의 자연을 자랑한다.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동식물들은 DMZ를 ‘생명의 땅’으로 만들었다. 구글이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준비한 ‘DMZ 온라인 전시’의 테마로 ‘역사’와 ‘자연’을 택한 이유다.
서울보다 넓은 ‘분단의 벽’
DMZ를 이해하려면 역사부터 알아야 한다. DMZ는 전쟁의 비극 속에서 태어났다. 1950년부터 3년간 전쟁을 이어온 남북한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었다. 그러면서 적대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완충지대’인 DMZ를 설정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각각 2㎞를 지정해 군대 주둔과 무기 배치를 금지했다. 전쟁이 남긴 상흔은 생각보다 길고, 넓었다. DMZ의 길이는 248㎞에 이른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직선거리보다도 길다. 면적은 907㎢로 서울의 1.5배에 달한다.서울보다도 넓은 DMZ는 70년간 남북을 갈라놨지만, 막상 이곳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구글 온라인 전시에선 DMZ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인터랙티브 형식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중 하나. 민간인은 DMZ에 들어갈 수 없다는데, 그럼 어디까지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정전협정을 맺은 이듬해인 1954년 2월 미군 제8군단 사령관은 휴전선 남쪽 5~20㎞를 민간인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 지금도 휴전선 남쪽 20㎞ 구간 이내엔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다. 시인 이경이 “마음 없는 새들이 유유히 넘어가고, 이념 없는 꽃들이 씨를 날려 보내”도 사람만큼은 예외라고 한 이유다.
그래서 DMZ 인근 지역은 마치 시간이 멈춘 공간 같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여러 문화유산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경의선 장단역에 멈춰있는 증기기관차가 그렇다. 6·25전쟁 당시 연합군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개성역에서 황해도 한포역까지 올라갈 때 쓰이던 기관차다. 전세가 악화돼 남쪽으로 내려오다 1950년 12월 31일 밤 폭탄을 맞았다. 검붉게 녹슨 기관차는 70여 년 전 벌어진 격렬한 전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교전의 흔적이 남아있는 포천 방어벙커, 1946년 북한이 건설한 철원 노동당사 등도 구글 온라인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생명의 땅이 된 DMZ
DMZ에 아픈 역사만 있는 건 아니다. 그 누구도 함부로 발을 들이지 못한 덕분에 DMZ는 수많은 생명체의 ‘삶의 터전’이 됐다. 이곳엔 쉽게 볼 수 없는 멸종위기 동물과 식물들이 살아 숨 쉰다. DMZ에 사는 야생 생물만 6168종에 달한다. 국내 멸종위기 야생 생물 267종 가운데 38%(102종)를 DMZ에서 볼 수 있다. 수달 산양 검독수리 사향노루 등 멸종위기 동물부터 개느삼 미치광이풀 낙지다리 긴잎꿩의다리 등 DMZ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식물이 한가득이다.DMZ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DMZ 근처 대암산 정상에 있는 용늪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과 함께 한국 최초로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재된 곳이다.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이름답게 해발 1280m에 올라서면 널찍한 습지가 펼쳐져 있다. 죽은 식물이 켜켜이 쌓이며 만들어진 두꺼운 층엔 희귀 습지식물들이 싹을 틔웠다. 용늪이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한때 총탄이 비처럼 쏟아지던 강원 양구 근처엔 아름다운 연못인 두타연이 있다. 두타는 ‘걱정을 떨치고 욕심을 버린다’는 뜻이다. 그 이름처럼 맑은 연못을 보고 있노라면 번뇌가 사라지는 듯하다. 양구군 해안면 일대에 있는 펀치볼 둘레길은 분지 지역을 둘러볼 수 있는 숲길이다. 희귀식물인 금강초롱꽃, 지리바꽃, 구실바위취 등이 방문객을 반긴다. 구글 온라인 전시에 들어가면 둘레길 근처에서 들리는 물소리, 바람 소리 등을 실감 나게 들을 수 있다. 민간인통제선 안에 조성된 곳들이라 방문하려면 사전 예약하거나 출입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