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을 대폭 확대한다.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향후 수개월 내로 대만에 100∼200명의 미군 장병을 배치해 대만군 훈련 프로그램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는 1년 전의 약 30명 규모와 비교하면 4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 관계자는 "추가로 파병되는 부대는 대만군에 미군 무기체계를 훈련시키고, 중국의 잠재적인 공격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군사적인 기동에 대해서도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미시간주 방위군이 캠프 그레일링에서 여러 국가와 함께 시행 중인 연례훈련을 비롯해 미군의 대만군 부대 훈련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마티 마이너스 국방부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국방 관계는 현재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해 일치하고 있다"며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냉전시대에 대만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켰다. 중국과 1979년 수교하고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면서 이들을 철수시켰다.

이후 대만에 소수 미군 병력이 오가고는 있었으나 이는 대만을 자국 영토 로 보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대외정책에 따라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졌다. 또한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을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도 유지해왔다.

이는 중국이 섣불리 대만에 무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대만이 성급하게 독립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막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미국 군사정보 당국은 현재 중국군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