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미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일부 통제력을 잃었다”고 경고했다. 고강도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23일(현지시간) 다이먼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을 존경하지만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력을 일부 잃은 것이 사실”이라며 “인플레이션 억제는 Fed가 아직 끝내지 못한 과제”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연착륙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다”며 “일자리가 충분하고, 소비자들은 많은 돈을 갖고 있으며 소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앞에는 무서운 것들이 있다”고 경고도 남겼다. 다이먼 CEO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역, 중국, 석유, 가스, 이민 등을 언급하면서 경제 불확실성 수준이 평소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Fed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 수준으로 낮아질 때까지 긴축 정책을 이어갈 의지가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다이먼 CEO는 “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기준금리가 더 높은 상태로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지난달에는 Fed가 기준금리를 5% 수준까지 올릴 확률과 6%까지 올릴 확률이 각각 반반이라고 말했다.

세계 석학과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2023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물가 정점론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 교수, 리사 쿡 Fed 이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
세계 석학과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2023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물가 정점론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 교수, 리사 쿡 Fed 이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
반면 경기 비관론자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사진)는 미국 경제가 갑자기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경제가 튼튼하다고 해석하고 있을 수 있지만, 1~2분기 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매판매와 서비스 활동, 고용 등 경기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표들은 튼튼하지만 향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들이 좋지 않다는 이유다. 서머스 교수는 “매출 대비 재고가 늘고 있고, 인건비가 생산량 수준 대비 높으며, 민간 저축이 고갈되고 있다”며 “경제가 절벽에서 떨어지듯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