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脫중국 러시…IT 中企는 인도, 전기차 부품사는 美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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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패권전쟁 지속되며
삼성전자·현대차 협력업체도
공급망 새판짜기 본격 가세
인구 많은 인도 새 유망지
드림텍, 지난달 공장 착공
모베이스·삼광 생산 확충
서연이화 등 車 부품업체는
미국서 전기차 생태계 구축
삼성전자·현대차 협력업체도
공급망 새판짜기 본격 가세
인구 많은 인도 새 유망지
드림텍, 지난달 공장 착공
모베이스·삼광 생산 확충
서연이화 등 車 부품업체는
미국서 전기차 생태계 구축
매출 1조원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드림텍은 지난달 인도 공장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400억원가량을 투자해 인도 노이다 지역 7만9300㎡(약 2만4000평) 규모 부지에 스마트폰 부품 모듈 공장을 올해 말까지 완공하고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목표다. 드림텍 관계자는 “스마트폰 부품으로 시작해 신사업인 의료기기 등으로 생산 품목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자동차 부품업체 서연이화는 미국 조지아주에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지에서 740명을 고용해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을 생산, 현대자차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드림텍이 인도에서 첫 번째 투자에 나선 것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현지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리기로 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은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를 2억6900만 대로 잡았다. 이 중 인도에서 전체의 22%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직까진 베트남(45%) 생산 비중이 높지만 최근 2년 새 베트남 비중은 12%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인도는 5%포인트 증가할 정도로 무게중심 이동이 뚜렷하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3, 폴드4, 플립4 일부를 인도에서 생산하는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을 앞세운 점도 관련 부품사의 ‘인도행’에 힘을 싣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이랜텍은 인도 공장 네 곳 중 세 곳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일찌감치 인도에 진출한 이 회사는 기존 공장 인근에 확보해둔 부지에 더 큰 공장을 짓고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인도에 진출한 자화전자와 모베이스, 지난해 인도에서 양산을 시작한 삼광도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한 스마트폰 부품업체 대표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식으로 공급망을 새로 짜면서 미·중 대립과 사회주의 정치적 압력의 부담이 작은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서연이화는 조지아주에 신규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제조 생태계 확보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올해 투자를 시작해 2024년 양산에 들어간다. 현대차의 다른 협력사 에코플라스틱(코스닥시장)도 조지아주에 25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세우고 내년 10월부터 전기차용 범퍼와 내·외장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아진산업이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세원도 조지아주에 3900억원을 들여 전기차 부품공장을 짓기로 했다.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전문기업 삼기이브이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앨라배마에 전기차 부품 전용 공장을 세우는 계획을 최근 세웠다.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미국에 일찍 진출하는 만큼 협력 업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이라며 “현대차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될수록 부품업체도 동반 성장하는 ‘낙수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조철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공급망 재편을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관련 부품소재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K서플라이 체인’, 탈(脫)중국 대이동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패권 전쟁이 맞물린 영향으로 대기업이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중견 소재·부품기업의 ‘그레이트 저니(대이동)’가 시작됐다. 기존 생산의 주축이었던 중국 비중을 줄이고 인도와 미국, 베트남 등으로 앞다퉈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이 생산을 늘리는 지역에서 과감하게 신규 투자에 나서거나 생산능력을 늘리는 중소기업 동참형 ‘공급망 새판짜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드림텍이 인도에서 첫 번째 투자에 나선 것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현지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리기로 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은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를 2억6900만 대로 잡았다. 이 중 인도에서 전체의 22%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직까진 베트남(45%) 생산 비중이 높지만 최근 2년 새 베트남 비중은 12%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인도는 5%포인트 증가할 정도로 무게중심 이동이 뚜렷하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3, 폴드4, 플립4 일부를 인도에서 생산하는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을 앞세운 점도 관련 부품사의 ‘인도행’에 힘을 싣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이랜텍은 인도 공장 네 곳 중 세 곳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일찌감치 인도에 진출한 이 회사는 기존 공장 인근에 확보해둔 부지에 더 큰 공장을 짓고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인도에 진출한 자화전자와 모베이스, 지난해 인도에서 양산을 시작한 삼광도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한 스마트폰 부품업체 대표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식으로 공급망을 새로 짜면서 미·중 대립과 사회주의 정치적 압력의 부담이 작은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전기차·반도체 투자 ‘봇물’
자동차 부품업계는 경쟁적으로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비해 현대차가 지난해 10월 착공한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에 6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영향이다.지난해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서연이화는 조지아주에 신규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제조 생태계 확보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올해 투자를 시작해 2024년 양산에 들어간다. 현대차의 다른 협력사 에코플라스틱(코스닥시장)도 조지아주에 25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세우고 내년 10월부터 전기차용 범퍼와 내·외장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아진산업이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세원도 조지아주에 3900억원을 들여 전기차 부품공장을 짓기로 했다.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전문기업 삼기이브이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앨라배마에 전기차 부품 전용 공장을 세우는 계획을 최근 세웠다.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미국에 일찍 진출하는 만큼 협력 업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이라며 “현대차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될수록 부품업체도 동반 성장하는 ‘낙수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조철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공급망 재편을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관련 부품소재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