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제주도 렌터카 가격이 5분의 1토막이 났다. 코로나 방역 조치 완화로 국내 관광 대신 일본 베트남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급증한 게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24일 렌터카 플랫폼 네이처모빌리티의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2월 현재 중형차 쏘나타 뉴라이즈 기준 하루 평균 대여가격은 3만5087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에 달한 2020년 8월 30일 가격(17만9742원)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 3년간 제주 렌터카 가격은 코로나 사태 추이에 따라 출렁였다. 코로나 이전(2019년 7월 30일) 11만2289원(쏘나타 뉴라이즈 기준)이었던 요금은 2020년 하반기 18만원 언저리까지 치솟았다가 2021년 7월 30일 11만8172원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작년 8월 말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15만9226원(2022년 8월 2일)까지 상승했다.

제주 렌터카 가격이 하락한 데는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항공사들이 국내 항공 편수를 대폭 줄인 영향이 크다. 현재 티웨이와 제주항공의 주말 제주 왕복항공권 가격은 최고 24만원에 달한다. 저비용항공사 티켓값이 과거 대한항공 티켓값만큼 치솟으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편수도 적은 탓에 좌석을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제주 렌터카 관계자 “당분간 국내 관광객들의 방문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비자가 풀려도 대부분 단체관광객으로 전세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렌터카 시장에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렌터카 시장이 출렁이자 렌터카 스타트업들은 앞다퉈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제주패스’를 운영하고 있는 캐플릭스는 지난 1월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때 아부다비에서 렌터카 기술력을 현지 투자자들에게 선보였다. ‘찜카’를 운영 중인 네이처모빌리티는 사이판, 괌, 일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