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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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 주가 급등으로 반도체 관련주가 오르면서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강세 이슈를 전일 일부 소화한 국내 증시는 24일 박스권에서 소폭 박스권 등락을 보일 전망이다.

■ K증시 소폭 등락 전망

MSCI 한국 지수 ETF는 1.68%, MSCI 신흥 지수 ETF는 0.49% 각가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96.70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24일 원달러 환율은 1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0.3%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 증시가 장 초반 엔비디아의 힘으로 상승 출발했으나, 개별 종목 특히 소비 관련 종목군의 부정적인 이슈가 부각되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하는 등 변동성을 확대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33% 상승하는 등 엔비디아의 힘이 지속되었으나, 이는 전일 한국 증시에 일부 반영이 되었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주요 경제지표를 통해 미국 경제가 비록 열기는 식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미국 상승과 반도체주 강세로 0.2% 정도 상승 출발이 유력하지만 전일 국내 반도체는 미리 상승해 강도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미국 정부가 삼성,SK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을 금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중국 비중이 높은 만큼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전일 엔비디아가 견인한 반도체, 소프트웨어, AI 관련주들의 약진 뿐만 아니라 중국 경기 회복 및 재고 조정 국면 마무리 기대감 등으로 자동차, 화장품, 항공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 역시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며 "작년 성장률을 크게 미달했던 중국은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을 5% 이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월 4일 양회까지는 중국 소비 관련주 모멘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美 증시, 엔비디아 급등 속 상승 마감

23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108.82포인트(0.33%) 오른 33153.91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1.27포인트(0.53%) 상승한 4012.32로, 나스닥지수는 83.33포인트(0.72%) 오른 11590.40으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번 한주 모두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2%가량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모두 1.6% 이상 떨어졌다. 이번 주 약세로 S&P500지수는 3주 연속, 다우지수는 4주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한 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투자자들은 전날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소화하며, 엔비디아 등 기업들의 실적,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인공지능(AI) 부문에서 가장 큰 수혜주로 떠오른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14% 이상 상승했다. 다만 GM(-4.1%) 루시드(-11.9%) 등 일부 개별 종목은 급락하며 개별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보였다.

■ 美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잠정치 2.7%…속보치보다 0.2%P↓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7%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수치는 잠정치로 속보치(2.9%)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등 3차례로 나눠 발표된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이 예상보다 GDP 증가율이 저조했던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 지난해 4분기 소비자 지출은 2.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1.4%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정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리에 민감한 주택과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과 소비자가 투자와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美당국자 "삼성·SK가 中서 만드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 둘 것"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삼성과 SK에 제공한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가 끝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어떻게 할지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다.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도의 의미에 대해 에스테베스 차관은 "지금 기업들이 어떤 '단'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단의 일정 범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SK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통상 기술 수준을 '층수'나 '단'으로 표현한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이어 "(어디까지 허용할지는) 중국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지만 우리는 한국 기업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상무부는 작년 10월 7일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 하게 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는 1년 유예를 허용했다.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두 회사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를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美, 28일부터 50조원 반도체보조금 신청 접수…삼성·SK도 받나

미국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에 지급하는 총 390억달러(약 50조원) 상당의 보조금에 대한 신청을 내주부터 받는다. 미국은 중국에 신규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에만 보조금을 주겠다는 입장이라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 강연에서 "내주 화요일(28일)부터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신청을 받는다"며 "보조금은 기업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유인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작년 8월 공표된 반도체지원법은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 지원금(132억 달러) 등에 5년간 총 527억 달러의 예산을 편성했다. 28일부터 신청을 받는 것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주는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SK그룹은 반도체 연구개발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라 이들 기업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다만 보조금 지급에는 조건이 있다.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기로 상무부와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