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컴백' 산이 "제 자신에게 던진 질문, 답은 랩이었죠" [인터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래퍼 산이 인터뷰
25일 정규 2집 '저스트 랩 쉿' 발매
"마음 내려놓고 편하게 작업, 랩 술술 나와"
"만족도 최상, '2023년의 산이' 그 자체"
"바뀐 스타일 좋아해 주신다면 시즌2도 계획"
25일 정규 2집 '저스트 랩 쉿' 발매
"마음 내려놓고 편하게 작업, 랩 술술 나와"
"만족도 최상, '2023년의 산이' 그 자체"
"바뀐 스타일 좋아해 주신다면 시즌2도 계획"
"예전이나 지금이나 랩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산이(정산·38)가 정규 2집 '저스트 랩 쉿(Just Rap Shit)' 작업을 하며 자신에게 느낀 감정이다. 랩을 뱉기 시작한 지 벌써 17년이 됐지만, 여전히 "랩이 너무 재밌고 잘 써진다. 계속 할 말이 생긴다"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 에너지의 정체는 뭘까.
'저스트 랩 쉿'은 산이가 8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여름끝 매미'를 포함해 총 10곡이 수록됐다. 직관적인 앨범명은 산이가 하고자 했던 음악의 방향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힙합이라는 장르의 무게감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작업할 때의 바이브, '래퍼 산이' 그 자체를 담아냈다.
모든 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됐다고 한다. 곡 수가 많은 정규 앨범임에도 작업 기간은 2개월 정도. 산이는 "당시 음악만 한 게 아닌데도 랩이 너무 잘 나오더라. 회사에 음악에만 신경 쓰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렇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작업했다. 그러니 곡이 술술 나왔다"고 말했다.
좋은 흐름에 맞춰 10곡 정도가 쌓이자 정규 앨범 발매를 결정했다. 산이는 "애당초 거창한 계획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저스트 랩 쉿'을 관통하는 건 메시지가 아닌 오로지 산이의 랩과 정신, 마음 그뿐이다. 그 어떤 것도 미리 정해놓고 작업한 게 없다고 했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랩을 하자'는 생각 하나로 탄생한 앨범이었다. 0%에서 시작했기에 오히려 100% 순도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새벽에 작업을 하다가 혼잣말을 했어요.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랩을 17년 동안 했는데 누구 눈치 보면서 해야 하냐' 등이었죠. 하고 싶은 게 뭘까 생각해 보니 그냥 랩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정말 내려놓고 편안하게 작업했어요. 가사도 생각이 안 나면 내버려 뒀다가 나중에 생각나면 쓰는 식이었어요. 훅도 일부러 만들려고 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작업해 본 건 처음이에요." 그간의 작업 방식과 확연히 차이를 뒀지만, 그 안에서 오히려 산이 본연의 모습이 나오는 놀랍고 신기한 결과물이 바로 '저스트 랩 쉿'이라는 설명이었다.
산이는 "예전에는 어떻게든 꽂히는 훅을 넣으려고 하고, 그걸 한 번 더 넣는 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마음 가는 대로 했다. 트랙 순서도 구성을 생각하지 않고 곡을 만든 순서대로 넣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탄생한 앨범을 두고 '2023년의 산이'라고 정의했다.
만족도는 최상이었다. 그는 "아주 마음에 든다. 흔히 음악을 다 만들고 믹싱을 들으면서 되게 예민하게 수정하는데 소파에 누워서 하나도 안 고치고 'Love it!'을 외쳤다. 예전엔 음악을 만들고 주변에 많이 물어봤다. 자신이 없으니까 주변의 말에 귀를 기울였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어떤 건 음질이 나가 있기도 하다. 이렇게 편하고 즐겁게 작업한 게 아마추어 때 이후로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작업 과정에서 나온 자연스러움과 여유는 듣는 이들에게도 편안함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산이는 "세고 강렬한 곡들은 처음 들을 때 '와'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피로도가 조금 쌓인다. 이번 곡들은 흘러가면서 듣기에 좋은 바이브를 가지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조금의 틈도 주지 않으려고 랩을 꽉 채워 넣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심플하고 비어 있는 부분도 있다. 듣기 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이는 대중성과 고유성을 동시에 지닌 래퍼다. 대중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듀엣곡 '한여름밤의 꿀'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도 있고, 귀에 꽂히는 타이트하고 날카로운 랩을 좋아하는 팬들도 있다. 그래서 더더욱 다음 행보를 쉽게 추측하기 어려운 그다.
산이는 "예전엔 '이것저것 다 한다. 넌 도대체 정체성이 뭐냐?' 이런 악플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 할 수 있다면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한다. 모든 일들이 다 100% 장점만 있고, 단점만 있고 그렇진 않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힙합 팬들을 향해 "내 음악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음악은 이번과 비슷할 것 같다. 또 실험하면서 바꿀 순 없지 않으냐"며 "많은 분이 '바뀐 스타일 나쁘지 않은데?', '이것도 괜찮은데?'라면서 좋아해 준다면 '저스트 랩 쉿' 시즌2도 내고 싶다"고 귀띔했다.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아티스트로서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라. 네가 원했던 것, 바랐던 것보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았고, 생각한 목표보다 큰 걸 이뤘다. 이젠 그런 거에 대해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하고픈 거 하면서 꿋꿋이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가는 선배님들을 따라가라. 신인 발굴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
래퍼이자 힙합 레이블 페임어스(FameUs)를 이끄는 산이 에너지의 근원이 되는 다짐과 각오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산이(정산·38)가 정규 2집 '저스트 랩 쉿(Just Rap Shit)' 작업을 하며 자신에게 느낀 감정이다. 랩을 뱉기 시작한 지 벌써 17년이 됐지만, 여전히 "랩이 너무 재밌고 잘 써진다. 계속 할 말이 생긴다"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 에너지의 정체는 뭘까.
'저스트 랩 쉿'은 산이가 8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여름끝 매미'를 포함해 총 10곡이 수록됐다. 직관적인 앨범명은 산이가 하고자 했던 음악의 방향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힙합이라는 장르의 무게감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작업할 때의 바이브, '래퍼 산이' 그 자체를 담아냈다.
모든 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됐다고 한다. 곡 수가 많은 정규 앨범임에도 작업 기간은 2개월 정도. 산이는 "당시 음악만 한 게 아닌데도 랩이 너무 잘 나오더라. 회사에 음악에만 신경 쓰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렇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작업했다. 그러니 곡이 술술 나왔다"고 말했다.
좋은 흐름에 맞춰 10곡 정도가 쌓이자 정규 앨범 발매를 결정했다. 산이는 "애당초 거창한 계획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저스트 랩 쉿'을 관통하는 건 메시지가 아닌 오로지 산이의 랩과 정신, 마음 그뿐이다. 그 어떤 것도 미리 정해놓고 작업한 게 없다고 했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랩을 하자'는 생각 하나로 탄생한 앨범이었다. 0%에서 시작했기에 오히려 100% 순도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새벽에 작업을 하다가 혼잣말을 했어요.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랩을 17년 동안 했는데 누구 눈치 보면서 해야 하냐' 등이었죠. 하고 싶은 게 뭘까 생각해 보니 그냥 랩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정말 내려놓고 편안하게 작업했어요. 가사도 생각이 안 나면 내버려 뒀다가 나중에 생각나면 쓰는 식이었어요. 훅도 일부러 만들려고 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작업해 본 건 처음이에요." 그간의 작업 방식과 확연히 차이를 뒀지만, 그 안에서 오히려 산이 본연의 모습이 나오는 놀랍고 신기한 결과물이 바로 '저스트 랩 쉿'이라는 설명이었다.
산이는 "예전에는 어떻게든 꽂히는 훅을 넣으려고 하고, 그걸 한 번 더 넣는 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마음 가는 대로 했다. 트랙 순서도 구성을 생각하지 않고 곡을 만든 순서대로 넣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탄생한 앨범을 두고 '2023년의 산이'라고 정의했다.
만족도는 최상이었다. 그는 "아주 마음에 든다. 흔히 음악을 다 만들고 믹싱을 들으면서 되게 예민하게 수정하는데 소파에 누워서 하나도 안 고치고 'Love it!'을 외쳤다. 예전엔 음악을 만들고 주변에 많이 물어봤다. 자신이 없으니까 주변의 말에 귀를 기울였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어떤 건 음질이 나가 있기도 하다. 이렇게 편하고 즐겁게 작업한 게 아마추어 때 이후로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작업 과정에서 나온 자연스러움과 여유는 듣는 이들에게도 편안함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산이는 "세고 강렬한 곡들은 처음 들을 때 '와'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피로도가 조금 쌓인다. 이번 곡들은 흘러가면서 듣기에 좋은 바이브를 가지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조금의 틈도 주지 않으려고 랩을 꽉 채워 넣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심플하고 비어 있는 부분도 있다. 듣기 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이는 대중성과 고유성을 동시에 지닌 래퍼다. 대중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듀엣곡 '한여름밤의 꿀'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도 있고, 귀에 꽂히는 타이트하고 날카로운 랩을 좋아하는 팬들도 있다. 그래서 더더욱 다음 행보를 쉽게 추측하기 어려운 그다.
산이는 "예전엔 '이것저것 다 한다. 넌 도대체 정체성이 뭐냐?' 이런 악플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 할 수 있다면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한다. 모든 일들이 다 100% 장점만 있고, 단점만 있고 그렇진 않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힙합 팬들을 향해 "내 음악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음악은 이번과 비슷할 것 같다. 또 실험하면서 바꿀 순 없지 않으냐"며 "많은 분이 '바뀐 스타일 나쁘지 않은데?', '이것도 괜찮은데?'라면서 좋아해 준다면 '저스트 랩 쉿' 시즌2도 내고 싶다"고 귀띔했다.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아티스트로서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라. 네가 원했던 것, 바랐던 것보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았고, 생각한 목표보다 큰 걸 이뤘다. 이젠 그런 거에 대해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하고픈 거 하면서 꿋꿋이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가는 선배님들을 따라가라. 신인 발굴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
래퍼이자 힙합 레이블 페임어스(FameUs)를 이끄는 산이 에너지의 근원이 되는 다짐과 각오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