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산불 1년] ② 가옥철거 마을곳곳 빈터, 피해목 벌채로 사방 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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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이재민 181가구…13가구만 새집 지어 이주
좁은 임시조립주택서 사는 이재민 "언제쯤 새집 짓나"
"오늘이 시아버지 제삿날이라서 산소에 술 한잔 올리러 갑니다.
상황이 이러니 애들한테는 오지 말라고 했지요.
작년에 산불이 난 3월 4일도 시아버지 제삿날이었는데…."
찬바람과 함께 약한 눈발이 날리던 지난 21일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화동마을에서 만난 한 할머니(84)는 홀로 손수레를 밀며 마을 뒷산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 할머니의 시아버지 제삿날은 음력 2월 2일로 지난해 산불이 난 날이기도 하다.
당시 산불로 마을 전체가 잿더미가 되다시피 했다.
이 마을 22가구 가운데 16가구가 모두 탔다.
이 할머니 집 역시 타서 제대로 건질 만한 것이 없었다.
그는 "작년 시아버지 제삿날에 일어난 산불은 말도 못 한다"며 손을 내저었다.
약 1년 전 산불이 난 직후에 찾은 신화2리 화동마을은 집이 타면서 지붕이나 담만 일부 남아 있는 곳이 많았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불에 탄 집은 모두 철거돼 빈터로 남았다.
이재민은 임시조립주택에 머물고 있다.
마을 끝자락에서 만난 장영동(87)씨는 "집이 타는 바람에 아내하고 둘이서 임시조립주택 방 한 칸에 머물고 있는데 좁고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새집 짓는 것도 일이고 돈도 들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화마를 피한 한 주택 주민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집 옆에 창고가 탔고 창틀이 녹아내려서 새로 해 넣었다"고 전했다.
아직 새집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얀색 임시조립주택에는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별다른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마을 주변 산에서는 벌채작업이 한창이었다.
한 작업자는 중장비를 동원해 잘라낸 나무를 한쪽에 쌓고 있었고 또 다른 작업자는 벌채한 나무를 옮기기 쉽도록 일정한 크기에 맞춰 톱으로 자르고 있었다.
이 같은 모습은 울진 산불 피해지역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날 돌아본 울진읍, 북면, 죽변면의 산불피해가 난 산은 피해나무를 잘라내는 벌채 작업이 진행돼 민둥산 형태를 띠고 있었다.
마을 집 뒤로 민둥산만 보이는 곳이 많아 6·25전쟁 직후 모습을 방불케 했다.
산불피해지 벌채목 불법 반출 금지라고 쓰인 현수막도 곳곳에 걸려 있었다.
산에서 나무를 옮기는 중장비, 잘라낸 나무를 싣고 달리는 트럭이 울진 현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북면 소곡1리로 이동하자 지난해 불에 탄 곳에 자리 잡은 새집이 보였다.
새집 앞마당에는 새 농기구가 들어서 있었고 새 가전제품이 배달돼 문 앞에 놓여 있었다.
일부 지원이 있었지만 여기에 든 비용은 주민이 해결해야 한다.
벌채작업이 진행되는 곳이 많았지만 아직 불에 탄 흔적이 그대로 남은 산도 많이 보였다.
그나마 산불 피해를 본 건물은 대부분 철거돼 눈에 띄지 않았다.
새집을 짓는 현장도 더러 있었다.
울진군에 따르면 산불로 181가구가 집을 잃었고 이 가운데 13가구가 새로 집을 지어 이사했다.
지난해 산불 직후엔 집이나 농기계, 농자재가 다 타서 농사를 포기했다는 이재민이 많았다.
올해는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비료 포대를 가져다 놓거나 농작물을 심어놓은 밭이 많아 새봄이 다가왔음을 느끼게 했다.
울진군은 아직 벌채작업을 하지 않은 피해산림에 대해서는 긴급 벌채를 마치고 장기적으로 복구에 나서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나무심기나 산사태 예방시설 조성 등 항구복구를 위해 기본계획을 세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좁은 임시조립주택서 사는 이재민 "언제쯤 새집 짓나"
"오늘이 시아버지 제삿날이라서 산소에 술 한잔 올리러 갑니다.
상황이 이러니 애들한테는 오지 말라고 했지요.
작년에 산불이 난 3월 4일도 시아버지 제삿날이었는데…."
찬바람과 함께 약한 눈발이 날리던 지난 21일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화동마을에서 만난 한 할머니(84)는 홀로 손수레를 밀며 마을 뒷산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 할머니의 시아버지 제삿날은 음력 2월 2일로 지난해 산불이 난 날이기도 하다.
당시 산불로 마을 전체가 잿더미가 되다시피 했다.
이 마을 22가구 가운데 16가구가 모두 탔다.
이 할머니 집 역시 타서 제대로 건질 만한 것이 없었다.
그는 "작년 시아버지 제삿날에 일어난 산불은 말도 못 한다"며 손을 내저었다.
약 1년 전 산불이 난 직후에 찾은 신화2리 화동마을은 집이 타면서 지붕이나 담만 일부 남아 있는 곳이 많았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불에 탄 집은 모두 철거돼 빈터로 남았다.
이재민은 임시조립주택에 머물고 있다.
마을 끝자락에서 만난 장영동(87)씨는 "집이 타는 바람에 아내하고 둘이서 임시조립주택 방 한 칸에 머물고 있는데 좁고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새집 짓는 것도 일이고 돈도 들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화마를 피한 한 주택 주민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집 옆에 창고가 탔고 창틀이 녹아내려서 새로 해 넣었다"고 전했다.
아직 새집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얀색 임시조립주택에는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별다른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마을 주변 산에서는 벌채작업이 한창이었다.
한 작업자는 중장비를 동원해 잘라낸 나무를 한쪽에 쌓고 있었고 또 다른 작업자는 벌채한 나무를 옮기기 쉽도록 일정한 크기에 맞춰 톱으로 자르고 있었다.
이 같은 모습은 울진 산불 피해지역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날 돌아본 울진읍, 북면, 죽변면의 산불피해가 난 산은 피해나무를 잘라내는 벌채 작업이 진행돼 민둥산 형태를 띠고 있었다.
마을 집 뒤로 민둥산만 보이는 곳이 많아 6·25전쟁 직후 모습을 방불케 했다.
산불피해지 벌채목 불법 반출 금지라고 쓰인 현수막도 곳곳에 걸려 있었다.
산에서 나무를 옮기는 중장비, 잘라낸 나무를 싣고 달리는 트럭이 울진 현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북면 소곡1리로 이동하자 지난해 불에 탄 곳에 자리 잡은 새집이 보였다.
새집 앞마당에는 새 농기구가 들어서 있었고 새 가전제품이 배달돼 문 앞에 놓여 있었다.
일부 지원이 있었지만 여기에 든 비용은 주민이 해결해야 한다.
벌채작업이 진행되는 곳이 많았지만 아직 불에 탄 흔적이 그대로 남은 산도 많이 보였다.
그나마 산불 피해를 본 건물은 대부분 철거돼 눈에 띄지 않았다.
새집을 짓는 현장도 더러 있었다.
울진군에 따르면 산불로 181가구가 집을 잃었고 이 가운데 13가구가 새로 집을 지어 이사했다.
지난해 산불 직후엔 집이나 농기계, 농자재가 다 타서 농사를 포기했다는 이재민이 많았다.
올해는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비료 포대를 가져다 놓거나 농작물을 심어놓은 밭이 많아 새봄이 다가왔음을 느끼게 했다.
울진군은 아직 벌채작업을 하지 않은 피해산림에 대해서는 긴급 벌채를 마치고 장기적으로 복구에 나서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나무심기나 산사태 예방시설 조성 등 항구복구를 위해 기본계획을 세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