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멀어지는 '순자산가치 3배'의 꿈..전년 대비 28% 감소[이상은의 IT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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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SKT 인적분할한 투자회사
SK하이닉스 주가하락 등에 '타격'…NAV 18조원대로
2025년까지 NAV 75조원 달성 어려울 듯
SK하이닉스 주가하락 등에 '타격'…NAV 18조원대로
2025년까지 NAV 75조원 달성 어려울 듯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가 작년 말보다 약 30% 감소했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하여 재상장한 회사로, SK텔레콤이 가지고 있던 SK하이닉스 등 지분 등을 보유하고 있는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 투자회사(중간지주회사)다.
SK스퀘어가 지난 23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작년 말 기준 순자산 가치는 18조6500억원으로 2021년 말(25조9900억원)보다 28% 줄어들었다.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 가장 비중이 큰 SK하이닉스(10조9600억원어치)의 가치가 2021년 말(19조1400억원) 대비 43% 쪼그라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상장사 중 다른 기업들(드림어스컴퍼니, 인크로스, 나노엔텍)도 주가가 떨어진 것들이 있지만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SK플래닛이 보유하던 크래프톤의 지분이 SK스퀘어에 배당돼 해당 가치(1800억원)가 추가로 반영됐다. 상장사 주가는 작년 12월29일 종가로 계산한 것이다. 비상장사의 총 순자산가치는 오히려 늘어났다. 비상장사는 외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인정받은 몸값 혹은 작년 4분기말 기준 순자산가액을 적용해 계산됐다. 2021년 말에는 6조4900억원이었는데 작년 말에는 7조1200억원이 됐다. 11번가(2조2100억원)의 가치는 전년과 동일하게 책정됐지만 티맵모빌리티의 가치가 전년 말 9300억원에서 작년 말 1조4600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민은행에서 2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몸값을 높인 덕분이다.
콘텐츠웨이브(4000억원→4500억원) 가치도 조금 올라갔다. 반면 SK플래닛 지분 가치는 일부 사업부 매각과 크래프톤 지분 배당 영향으로 2021년말 3300억원에서 작년 말 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원스토어, SK쉴더스, SK스퀘어 어메리카, 스파크플러스, FSK L&S, SKT CS T1, IDQ, 온마인드, 그린랩스 등으로 구성된 '기타' 비상장 지분의 가치는 작년 말 2조8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0억원 늘었다.
전체 가치를 주식 수로 나눈 1주당 순자산가치는 2021년 말 18만3732원에서 작년 말 13만1812원으로 낮아졌다. 전날 실적발표를 반영한 24일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3.83% 상승해 3만9300원에 마감했다. 작년 말(3만3500원)과 비교해 보면 하락폭을 회복했으나 여전히 분할 당시 주가(2021년 12월3일 시초가 8만2000원)나 SK스퀘어가 주장하는 순자산가치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SK스퀘어는 홈페이지에는 순자산가치를 가장 핵심지표라고 공시하면서도 보도자료에는 이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4조5107억원, 영업이익 1628억원, 순이익 2561억원을 기록했고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액 5912억원, 영업이익 5163억원, 순이익 4331억원을 냈다고만 알렸다. 차입금이 '0원'이라고도 강조했다.
정재헌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은 “2022년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상당 규모의 미래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올 한해 지금까지 준비해온 여러 투자 성과를 하나씩 입증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본격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별도 기준 이 회사의 매출액 등은 모두 보유 포트폴리오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등으로 구성된 것(배당금수익 5909억원)이다. 배당금을 받아서 투자재원으로 쓰겠다는 취지는 맞지만, SK스퀘어의 가치는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부터 얼마 배당을 받느냐가 아니라 좋은 회사를 얼마나 거느리고 있으며 보유 회사의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달려 있다.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아니라 순자산가치로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2021년 12월 출범시 SK스퀘어가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 3배(75조원)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시 SK스퀘어 대표를 맡고 있던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인사에서 SK스퀘어 대표 자리를 내놨다. 새로 온 박성하 SK스퀘어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올해 장이 좋지 않은 만큼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원스토어와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이 모두 기업공개(IPO)를 하기 어려운 처지여서다. SK쉴더스의 주요지분을 EQT파트너스에 넘기기로 하는 계약이 조만간 체결되면 관련 지분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도 모두 비슷하게 되기는 어렵다. "당분간 시장을 견디며 추후 성장 사이클이 회복될 때를 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SK스퀘어가 지난 23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작년 말 기준 순자산 가치는 18조6500억원으로 2021년 말(25조9900억원)보다 28% 줄어들었다.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 가장 비중이 큰 SK하이닉스(10조9600억원어치)의 가치가 2021년 말(19조1400억원) 대비 43% 쪼그라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상장사 중 다른 기업들(드림어스컴퍼니, 인크로스, 나노엔텍)도 주가가 떨어진 것들이 있지만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SK플래닛이 보유하던 크래프톤의 지분이 SK스퀘어에 배당돼 해당 가치(1800억원)가 추가로 반영됐다. 상장사 주가는 작년 12월29일 종가로 계산한 것이다. 비상장사의 총 순자산가치는 오히려 늘어났다. 비상장사는 외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인정받은 몸값 혹은 작년 4분기말 기준 순자산가액을 적용해 계산됐다. 2021년 말에는 6조4900억원이었는데 작년 말에는 7조1200억원이 됐다. 11번가(2조2100억원)의 가치는 전년과 동일하게 책정됐지만 티맵모빌리티의 가치가 전년 말 9300억원에서 작년 말 1조4600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민은행에서 2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몸값을 높인 덕분이다.
콘텐츠웨이브(4000억원→4500억원) 가치도 조금 올라갔다. 반면 SK플래닛 지분 가치는 일부 사업부 매각과 크래프톤 지분 배당 영향으로 2021년말 3300억원에서 작년 말 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원스토어, SK쉴더스, SK스퀘어 어메리카, 스파크플러스, FSK L&S, SKT CS T1, IDQ, 온마인드, 그린랩스 등으로 구성된 '기타' 비상장 지분의 가치는 작년 말 2조8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0억원 늘었다.
전체 가치를 주식 수로 나눈 1주당 순자산가치는 2021년 말 18만3732원에서 작년 말 13만1812원으로 낮아졌다. 전날 실적발표를 반영한 24일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3.83% 상승해 3만9300원에 마감했다. 작년 말(3만3500원)과 비교해 보면 하락폭을 회복했으나 여전히 분할 당시 주가(2021년 12월3일 시초가 8만2000원)나 SK스퀘어가 주장하는 순자산가치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SK스퀘어는 홈페이지에는 순자산가치를 가장 핵심지표라고 공시하면서도 보도자료에는 이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4조5107억원, 영업이익 1628억원, 순이익 2561억원을 기록했고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액 5912억원, 영업이익 5163억원, 순이익 4331억원을 냈다고만 알렸다. 차입금이 '0원'이라고도 강조했다.
정재헌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은 “2022년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상당 규모의 미래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올 한해 지금까지 준비해온 여러 투자 성과를 하나씩 입증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본격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별도 기준 이 회사의 매출액 등은 모두 보유 포트폴리오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등으로 구성된 것(배당금수익 5909억원)이다. 배당금을 받아서 투자재원으로 쓰겠다는 취지는 맞지만, SK스퀘어의 가치는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부터 얼마 배당을 받느냐가 아니라 좋은 회사를 얼마나 거느리고 있으며 보유 회사의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달려 있다.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아니라 순자산가치로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2021년 12월 출범시 SK스퀘어가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 3배(75조원)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시 SK스퀘어 대표를 맡고 있던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인사에서 SK스퀘어 대표 자리를 내놨다. 새로 온 박성하 SK스퀘어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올해 장이 좋지 않은 만큼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원스토어와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이 모두 기업공개(IPO)를 하기 어려운 처지여서다. SK쉴더스의 주요지분을 EQT파트너스에 넘기기로 하는 계약이 조만간 체결되면 관련 지분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도 모두 비슷하게 되기는 어렵다. "당분간 시장을 견디며 추후 성장 사이클이 회복될 때를 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