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만에 광고 카피 '뚝딱'…현대백화점 신입사원 정체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대백화점,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 개발
트렌드 민감한 20대 문학청년 콘셉트
트렌드 민감한 20대 문학청년 콘셉트
'향기로 기억되는, 너의 새로운 시작'현대백화점은 다음달 2일 광고 카피, 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정식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이 기용한 인공지능(AI) 카피라이터 '루이스'가 10초 만에 선보인 카피다. ‘봄’과 ‘입학식’을 키워드로 ‘향수’에 대한 광고 문구를 만들라는 지시에 짧은 시간 안에 이 같은 결과물을 내놨다.
루이스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기본 엔진으로 사용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이다. '문학 작품을 사랑하고 마케팅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20대 청년 콘셉트'로 현대백화점그룹 내 정보기술(IT) 기업인 현대T&E가 개발했다. 루이스라는 이름도 소설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 루이스를 동경해 감성을 자극하는 글쓰기를 즐긴다는 콘셉트로 붙여졌다. 이달 초부터 2주간 현대백화점 내 커뮤니케이션팀 등 관련 부서 120여 명의 테스트를 거쳐 다음달 2일 정식 도입된다. 현대백화점은 루이스가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를 보유한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최신 마케팅 문구를 집중적으로 학습한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3년간 사용한 광고 카피, 판촉행사에서 쓴 문구 등에서 고객 호응을 얻은 데이터 1만여 건을 익혔다는 설명이다. 또한 하이퍼클로바가 최근 화제가 된 미국 오픈AI사의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고객 상담용 챗봇 외의 유통업계의 새로운 시도란 점을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은 "연중으로 판촉행사가 진행되는 백화점 업계에서 이처럼 백화점만의 색깔을 입힌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된 AI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건 자사가 처음"이라며 "루이스는 타깃 연령대를 고려해 세대별로 다른 어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배너 광고, 상품 소개 페이지 등 마케팅 문구 생성에 최적화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버전을 추가해 그룹 계열사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행사 기획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외부 전문 카피라이터와 소통하고 1차 카피를 도출하는 데 통상 2주가량 걸리던 업무시간이 평균 3~4시간 내로 줄어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