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 챗봇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2년 새 6배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네덜란드 시장조사기관인 딜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100대 대화형 AI 챗봇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총 480억달러(약 63조원)로 2020년과 비교해 2년 새 약 6배 증가했다. 챗GPT를 개발한 미국 스타트업 오픈AI의 기업가치가 290억달러로 100대 기업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미국 오픈AI를 비롯해 앤솔로픽과 재스퍼AI 등 6개 대화형 AI 챗봇 스타트업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벤처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상위 30개 스타트업 가운데 16곳이 미국 기업이었고, 영국과 이스라엘이 각각 5곳과 4곳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유망한 대화형 AI 챗봇 스타트업을 배출하지 못했다.

챗봇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치솟은 것은 대형 정보기술(IT) 회사와 벤처캐피털(VC)의 투자가 몰린 덕분이다. 지난해 AI 챗봇 스타트업에 흘러 들어간 투자액은 21억달러로 2년 전보다 10배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에 추가로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유망한 챗봇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챗GPT와 같은 범용 AI 챗봇뿐 아니라 마케팅 문구와 상품설명서를 만드는 AI 로봇이 등장하는 등 서비스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영국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가 개발한 ‘스테이블디퓨전’은 프로 일러스터에게 뒤지지 않는 수준의 일러스트를 짧은 시간에 그려내기도 한다.

시장 조사회사 그랜드뷰리서치는 대화형 AI 챗봇 시장 규모가 연평균 35%씩 커져 2030년 1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