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러시아가 3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한 여파다. 중국 내 수요는 대폭 늘어날 거란 전망에 유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1.23% 상승한 배럴당 76.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3월물 북해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 대비 1.16% 오른 83.27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 감산과 늘어나는 중국 소비에 반등한 국제 유가 [오늘의 유가동향]
유가는 2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지난 5주 중 4주간 하락하며 주식과 함께 동반 하락하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이 전망과 달리 빠르게 둔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Fed)의 인상 기조를 유지할 거란 우려에 경기 둔화 가능성도 커졌다. 유가도 하락 압력을 받은 것이다.
러시아 감산과 늘어나는 중국 소비에 반등한 국제 유가 [오늘의 유가동향]
러시아의 원유 감산 소식이 영향을 끼쳤다. 러시아 당국은 3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만 배럴 줄일 계획이다. 독일 최대 은행인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 2곳이 3월에 원유 수출 물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관측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바바라 램브레트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만약 이런 일이 늘어날 것이라는 징후가 증대되고,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러시아 생산량 축소 평가가 정확한 것으로 나온다면 (원유) 가격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 내 원유 재고는 확대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760만 배럴 증가했다. 9주 연속 확장세가 나타났다. 원유 재고가 풍족하여지자 러시아를 더 옥죄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 원유 상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2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한선을 조정하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G7과 유럽연합(EU)은 지난 3일부터 러시아 석유 제품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했다. 배럴당 60달러로 맞춘 것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인도, 터키, 중국 등이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경제가 견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인다는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중국 인민은행은 중국이 내수 확대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 경제 정책을 늘릴 것이라고 밝혀 중국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인민은행은 "경제 정책 이행 보고서에서 올해 자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제 성장 잠재력을 진작시키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소비회복을 이끌며 연말까지 세계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의 제트연료 수요는 2~8월에 30% 증가한 하루 9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