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르면 다음 주 자회사 CEO 뽑는다
우리금융그룹이 이르면 다음주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낼 전망이다. 다음 달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63)의 첫 번째 인사인 만큼 우리금융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지막 회의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63)은 오는 8일 자회사 CEO들과 함께 그룹경영협의회를 열 예정이다. 우리금융 그룹경영협의회는 매달 한 차례씩 열리는 정기 회의다. 회장과 자회사 CEO가 모여 전월 실적을 공유하고 그룹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손 회장은 다음 달 25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따라서 이번 회의는 그의 마지막 그룹경영협의회가 될 전망이다.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손 회장은 1987년 한일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전략기획부장, 미국 LA지점장, 관악동작영업본부 영업본부장,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 글로벌부문장, 우리은행장 등을 거쳐 2018년 우리금융 회장이 됐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자회사 CEO를 뽑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이번 그룹경영협의회 이후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르면 다음 주 후반, 늦어도 다음 달 중순엔 자회사 CEO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우리금융 자회사 14개 중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9곳의 CEO 임기가 끝났다.

자회사 CEO 인사 이후엔 임원 인사가 신속하게 처리될 전망이다. 우리금융 한 고위 관계자는 "자회사 CEO 인사가 하루빨리 나야 은행 부행장, 본부장 등 임기가 끝난 다른 임원들도 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며 "인사가 미뤄지면서 조직 일부가 공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문과 추측

임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우리금융 안팎에선 인사와 조직 개편에 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부회장직을 신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한편으론 조직 규모를 고려해 오히려 현재 2명인 사장 자리를 하나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한국경제신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한국경제신문)
일각에선 임 내정자가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손 회장도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하면서 약 1년 2개월 간 회장과 행장을 겸임한 전례가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현실성은 낮은 시나리오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는 것은 업무적으로 너무 부담되는 일"이라며 "우리금융은 인수·합병(M&A)을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 확충, 민영화 이후 조직 안정화 등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회장과 행장은 분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자회사 CEO 인선 과정에서 한일·상업 출신의 파벌 갈등도 고려해야 할 요소로 지목된다. 우리은행은 1999년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해 출범했다. 이후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은행장 인선을 포함한 주요 인사 때마다 출신 은행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