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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23년 워런버핏 주주서한 전문 - 작년 성과, 투자의 기본, 인생에 관해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 해서웨이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연례 주주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는 시장과 사회에 대한 버핏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많은 투자자들이 매년 꼭 읽어보곤 한다. 올해에도 워런 버핏은 작년 한 해 시장을 마주한 소회와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들, 더 나아가 99년의 인생을 산 연장자로서의 지혜를 주주들에게 나눴다. 주주서한은 총 11페이지로 이뤄져있다. 한경 마켓PRO는 벅셔 해서웨이의 주주서한을 전문 번역해 아래에 싣는다.

○ 벅셔 해서웨이 주주 여러분께

오랜 파트너인 찰리 멍거와 나는 많은 사람들의 저축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내주시는 고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주주서한을 쓰고 있는 지금 제 마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헌신적인 저축자들입니다.

사람들은 은퇴 후에도 자신의 삶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젊을 때부터 저축을 한다고들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사망 시 남은 재산은 대개 가족이나 친구에게 남겨지거나 또는 자선단체에 기부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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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경험은 달랐습니다. 벅셔 개인 주주들의 경우 대개는 한번 저축하면 영원히 저축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잘 살기는 하지만 결국 재산의 대부분을 자선단체들에 기부합니다. 자선단체들은 원래 후원자와는 관계 없는 아주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그 재산을 사용함으로써 그 재산을 재분배합니다. 때로 이것은 놀라운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돈의 배분은 인간을 드러냅니다. 찰리와 저는 벅셔가 창출해 낸 막대한 자금이 공공의 필요를 위해 쓰이는 것을 기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 주주들이 눈앞의 자산과 자신의 왕조 구축을 선택하는 빈도가 낮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런 주주들을 위해 일하는 게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우리가 하는 일

찰리와 저는 여러분이 벅셔에 투자한 저축을 두 가지의 소유권 형태에 배분합니다. 첫째, 우리는 우리가 지배하는 기업에 투자하며 보통 각 기업의 지분 100%를 매입합니다. 벅셔는 이런 자회사들의 자본 배분을 지시하고 사업적 결정을 내리는 CEO를 선택합니다. 대기업을 경영할 때는 신뢰와 규칙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벅셔의 경우는—일각에선 극단적이라고 지적할 정도로—신뢰를 강조합니다. 물론, 실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CEO의 사업적인 실수는 이해하더라도 위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습니다.

두번째 배분법은 상장 주식을 매수해 해당 기업의 지분 일부분을 수동적(패시브하게)으로 소유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한 두 가지 형태의 소유권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장기적으로 유리한 경제성과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를 모두 갖춘 기업들에 의미 있는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상장 주식의 경우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보유하는 것이지 능숙하게 사고 팔아 매매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찰리와 저는 주식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기업(비즈니스)을 고르는 사람입니다.

과거 수 년 동안 저는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 결과 저희가 광범위하게 골라 낸 기업들은 정말 뛰어난 경제성을 가진 소수의 기업과 매우 좋은 경제성을 가진 다수의 기업, 한계에 다다른 다수의 기업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투자했던 많은 기업들은 사라졌고, 그들의 상품은 대중이 원하지 않았습니다. 자본주의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패자를 양산하는 동시에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쏟아내기도 하죠. 슘페터는 이 현상을 '창조적 파괴'라고 명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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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주식을 소유하는 것은 훌륭한 기업을 가끔 좋은 가격에 쉽게 매수할 수 있다는 한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주식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효율적인 시장'은 교과서에만 존재합니다. 실제론 시장성 있는 주식과 채권(의 가격 움직임)은 이해하기 어렵고, 이들의 움직임은 대개 시간이 지나야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통제된(확실한 소유주가 있는) 기업은 다릅니다. 이 경우엔 정당한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헐값에 거래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강압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이런 통제 기업 소유주는 패닉 상태의 헐값에 기업을 매도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저의 투자성적은 적절합니다. 58년 동안 벅셔를 경영하면서 제가 내린 대부분의 자본 배분 결정은 그저 그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어떤 경우엔 제가 결정을 잘못 내렸음에도 운이 좋았던 덕에 빠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재앙이 될 뻔 했던 US에어와 살로몬 투자에서 저희가 빠져나온 것을 기억하십니까? 저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우리의 만족스러운 투자 결과는 열 번 가량의 정말 좋은 결정-5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에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종종 잊혀지긴 하지만 벅셔와 같은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이점이기도 하고요. 이제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봅시다.

○ 비밀 소스

현재 보유 중인 코카콜라 주식 4억주를 매입 완료한 것은 1994년 8월의 일입니다. 매입엔 7년이 걸렸고 총 13억 달러가 투입됐습니다. 당시 벅셔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금액이었죠. 1994년 코카콜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7500만 달러였습니다. 2022년에는 배당금이 7억4000만달러로 증가했죠. 매년 확실한 성장이 이뤄졌습니다. 찰리와 제가 해야 할 일은 코카콜라의 분기별 배당금 수표를 현금화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죠. 우리는 이 수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멕스에 대한 매수는 1995년에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총 매수 비용은 13억 달러로 코카콜라와 같았죠. 이 투자에서 우리가 받은 연간 배당금은 4100만 달러에서 3억200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아멕스의 배당금 수표 액수 역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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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당금 수익은 기쁘긴 하지만 아주 엄청난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가에 중요한 수익을 동반합니다. 작년 말 기준 우리가 보유한 코카콜라 자산의 가치는 250억 달러, 아멕스 자산의 가치는 220억 달러로 기록됐습니다. 현재 벅셔의 순자산에서 이 두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래 전과 비슷한 약 5% 수준입니다.

제가 1990년대에 비슷한 규모의 투자 실수를 했고 아무것도 나아진 점 없이 2022년에 그냥 13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30년 만기 우량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그 예가 되겠죠). 이 실망스러운 투자는 현재 버크셔의 순자산의 고작 0.3%에 불과할 것이고, 우리에게 연 8000만 달러 정도의 고정 수입만 제공하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투자자들에게 교훈은 꽃이 필 때 잡초는 시들고, 꽃이 피면 잡초의 중요성도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장기적으 소수의 승자만이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일찍 시작해서 90대까지 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작년 한 해의 요약

벅셔는 2022년 좋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회사의 영업이익(operationg earning·GAAP 회계원칙에 따라 계산된 소득으로 지분 보유로 인한 자본 이득 또는 손실은 제외)은 308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찰리와 저는 이 수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여러분도 그러길 바랍니다. 조정을 거치치 않은 GAAP 수치의 경우 매 보고일마다 큰 폭으로 변동합니다. 2022년 널뛰기 하는 GAAP 수치를 보세요. 이는 결코 이례적인 일이 아닙니다.

GAAP 수익은 분기별 또는 연간으로 볼 때 100%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물론 자본 이득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벅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향후 수십 년 동안에도 의미 있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에서 정기적으로 무분별하게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분기별 수익률 변동은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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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벅셔의 두 번째 긍정적인 발전은 조 브랜든이 대표로 있는 손해보험사 앨러게니 코퍼레이션을 인수한 것입니다. 저는 과거에 조 대표와 함께 일한 적이 있는데 그는 벅셔와 보험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벅셔의 독보적인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앨러게니는 거의 모든 경쟁업체가 따를 수 없는 가치 있고 지속적인 투자 전략을 추구할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우리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게 되겠죠.

앨러게니 인수로 작년 우리의 보험 유동 자금은 1470억 달러에서 1640억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체계적인 보험 인수를 통해 장기적으로 이런 자금은 무비용 자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967년 처음 손해보험사를 인수한 후 이런 유동자금은 우리의 재무제표에 인식되지는 않았지만 벅셔의 특별한 자산이었습니다. 신규 주주들은 A-2 페이지에 매년 업데이트되는 설명을 읽으면, 이 유동 자금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작년 벅셔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당 내재가치가 매우 소폭 상승했습니다. 주요 투자 대상인 애플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비슷했습니다. 벅셔는 회사 발행주식의 1.2%를 자사주 매입해 저희가 보유한 기업군에 대한 주주 여러분의 지분을 직접 늘렸습니다. 그리고 애플과 아멕스의 자사주 매입은 우리의 추가적인 비용 투입 없이 이 두 기업에 대한 버크셔의 지분을 조금 더 늘려 주었습니다.

계산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주식 수가 감소하면 우리가 보유한 많은 기업에 대한 주주의 지분은 증가합니다. 가치부가적인 가격에 자사주 매입이 이루어지면 적은 규모라도 모든 자사주 매입은 도움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과도한 가격을 지불하면, 계속 주주들(continuing shareholders)은 손실을 보게 됩니다. 이 경우 이익은 주식을 매도하는 주주들과 어리석은 매수를 추천한 (해당 기업에) 우호적이지만 고비용의 투자은행가들에게만 흘러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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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부가적인 자사주 매입에 따른 이익은 모든 측면에서 모든 주주들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한 지역 자동차 대리점에 충분한 정보를 가진 주주가 세 명 있고, 이들 중 한 명이 그 사업을 경영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나머지 수동적인 주주 중 한 명이 자신의 지분을 다른 두 계속 주주들에게 매력적인 가격에 그 회사에 되팔길 원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거래가 이루어졌을 때 이 거래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나요? 경영자가 수동적인 계속 주주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나요? 대중이 손해를 입었나요?

모든 자사주 매입이 주주나 국가에 해롭다거나 혹은 CEO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말을 듣고 있다면, 그것은 경제 문맹이거나 언변이 좋은 선동가(이 둘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습니다)의 말을 듣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 벅셔의 사업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자세한 내용은 K-33~K-66 페이지에 나와있습니다. 찰리와 저는 여러 벅셔 주주들과 함께 그 부분에 소개된 많은 사실과 수치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을 꼭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벅셔의 많은 백만장자 주주들은 우리의 재무 수치들을 그렇게 자세히 살펴보지 않습니다. 이들은 그저 찰리와 제가—우리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벅셔에 매우 중요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가 그들의 돈을 우리 자신의 돈처럼 다루고 있다는 것을 믿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약속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경고가 있습니다. 우리가 선호하는 영업이익 조차도 원한다면 경영자들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CEO나 이사, 고문들은 이런 조작을 정교하게 합니다. 기자와 애널리스트들도 그런 조작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것이 경영자의 승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는 역겨운 일입니다. 숫자를 조작하는 데는 어떤 재능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속이고자하는 깊은 욕망만 있으면 됩니다. 한 CEO가 자신의 속임수에 대해 설명한 것처럼 '대담한 상상력을 발휘한 회계(Bold imaginative accounting)'는 자본주의의 수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 58년, 그리고 몇 가지 수치들

1965년 버크셔는 유서 깊은, 그러나 파멸의 길을 걷고 있던 뉴잉글랜드의 섬유사업 하나만 가진 조랑말 같은 회사였습니다. 벅셔는 즉시 새출발이 필요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당시 나는 벅셔가 가진 문제의 심각성을 늦게 인식했습니다.

그러던 중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1967년 내셔널(National Indemnity)을 인수했고, 우리는 보험과 다른 비섬유사업들로 우리의 자산을 돌렸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여정은 시작되어 2023년에 이르렀습니다. 이 길은 우리 주주들의 지속적인 저축(즉, 그들의 이익잉여금), 복리수익의 힘, 큰 실수의 회피, 그리고—가장 중요한 요인인데—꾸준히 성장한 미국 경제라는 순풍이 결합된 평탄치 않은 길이었습니다. 미국은 벅셔 없이도 잘 해낼 수 있었겠지만, 그 반대는 아닙니다.

현재 벅셔는 거대하고 다양한 기업들로 이루어진 독보적인 기업군에 주요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 그리고 관련 거래소에서 매일 거래되는 5000개 정도의 상장기업들을 봅시다. 이 그룹 안에는 유명한 미국 대기업들로 구성된 일류 기업군인 S&P500 기업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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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S&P 500 기업들은 합계 1조8000억달러의 이익을 올렸습니다. 2022년 최종 수치는 아직 없습니다만 2021년 수치를 감안할 때, 이 500개 기업 중 (벅셔를 포함해) 128개 기업만 3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23개 기업은 손실을 냈습니다.

작년 말 기준, 벅셔는 이런 거대기업 중 8개 기업(아멕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셰브론, 코카콜라, HP, 무디스, 옥시덴털 페트롤리움,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최대 주주입니다.

이런 8개 투자자산 외에도 벅셔는 BNSF의 지분 100%와 BH 에너지(BH Energy)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두 회사는 모두 앞서 말한 30억 달러가 넘는 이익을 올리고 있습니다(BNSF는 59억 달러, BH 에너지는 43억 달러). 이들이 상장기업이었다면, 현재의 S&P500 기업 중 두 기업을 제치고 그 자리를 차지했을 것입니다. 모두 합쳐 이 10개의 지배 및 비지배 거대기업들은 다른 미국 기업보다 더 광범위하게 미국의 경제적 미래와 연계돼 있습니다(이는 연기금과 투자회사 같은 '신탁업체'는 제외하고 한 계산입니다). 또한 벅셔의 보험사업은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많은 보험 자회사들을 통해 운영되긴 하지만, BNSF나 BH 에너지와 비슷한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벅셔는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많은 현금과 미국 단기국채(Treasury bills)를 대량으로 보유할 것입니다. 또한 금융공황과 전례 없는 보험 손실 등 어려운 시기에 불편한 현금 수요를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은 피할 것입니다. 우리의 CEO는 항상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hief Risk Officer)가 될 것입니다—리스크 관리를 CEO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입니다. 또한 우리의 미래의 CEO들은 순자산의 상당 부분을 자신의 돈으로 매입한 벅셔 주식으로 보유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우리 주주들은 이익을 벅셔에 유지하면서 계속 저축과 번영을 이어나갈 겁니다.

벅셔에는 결승선(피니쉬 라인)이 없을 겁니다.

○세금에 대한 몇 가지 놀라운 사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재무성은 10년 동안 약 32조3000억달러의 세금을 거둬들였고, 43조9000억달러를 지출했습니다.

경제학자, 정치인, 그리고 많은 대중들은 이런 막대한 재정 불균형이 초래할 결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찰리와 저는 그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고, 단기적인 경제 및 시장 예측은 무익한 것 이상으로 나쁘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벅셔의 사업과 재정을 잘 관리해 장기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고 금융공황이나 세계적인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독보적인 사업 및 투자 유지력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벅셔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어느정도 보호를 제공하겠지만, 이 특성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막대하고 고착화된 재정 적자는 결국 그 여파를 초래합니다.

지난 10년(2012~2021년) 동안 재무성이 거둔 세수는 개인소득세(48%), 사회보장세 및 관련 수입(34.5%), 법인세(8.5%), 그리고 다양한 소액 부과금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벅셔가 납부한 법인세는 320억 달러로, 이는 거의 정확히 이 기간 재무성 전체 세수의 10분의 1에 해당합니다.
[마켓PRO]23년 워런버핏 주주서한 전문 - 작년 성과, 투자의 기본, 인생에 관해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놀라지 마십시오—벅셔만큼 세금을 납부하는 납세자가 약 1000명만 있어도, 그 외 어떤 기업이나 미국의 1억 3100만 가구 중 그 어느 곳도 연방정부에 전혀, 세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푼도요.

수백만 달러, 수십억 달러, 수조 달러…. 우리 모두는 이런 단어들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액수인지는 거의 가늠할 수 없습니다. 물리적 차원으로 이런 숫자들을 살펴보죠.

-100만 달러를 새로 발행하는 100달러 지폐로 바꾸면, 우리 가슴 높이까지 돈 다발을 쌓을 수 있습니다.
-100만 달러를 1달러짜리로 바꾸면—정말 엄청나집니다-하늘로 약 1마일(의 4분의 3 높이)까지 돈 다발이 쌓입니다.
-마지막으로, 2012~2021년 사이 버크셔가 납부한 연방세 320억 달러를 쌓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돈 다발 높이는 21마일 이상 높아지고 이는 상업용 항공기의 일반적인 비행 고도의 3배 높이에 달하게 됩니다.

따라서, 연방세와 관련해 벅셔 주주들은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사무실에서 냈다'고요.

향후 10년 동안 벅셔는 훨씬 많은 세금을 내기를 희망하고 또 기대합니다. 우리는 나라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역동성은 벅셔가 이룬 모든 성공에 큰 기여를 해왔고 벅셔는 항상 그 기여를 필요로 할 겁니다. 우리는 미국 경제의 순풍을 믿고 있으며, 그것이 이따금 잠잠해지기는 하지만, 그 추진력은 항상 돌아왔습니다.

저는 80년 동안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는 미국 역사의 1/3 이상에 해당하는 기간이죠. 미국 시민들은 자기 비판과 자기 의심을 즐겨 하긴—열광에 가깝게—하지만, 미국에 장기적으로 반대로 베팅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던 경우는 아직 한 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서한을 읽는 누구라도 미래에 그와 다른 경험을 할 것이라곤 거의 생각지 않습니다.

○ 훌륭한 파트너를 가진 것 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찰리와 저는 생각이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제가 설명하는데 한 페이지가 필요한 내용을 찰리는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게다가 그는 항상 논리적으로 더 명확하고 더 예술적으로 설명합니다.

다음은 그의 생각 중 일부를 소개한 것인데, 이중 상당 수는 아주 최근의 팟캐스트에서 발췌한 겁니다.
[마켓PRO]23년 워런버핏 주주서한 전문 - 작년 성과, 투자의 기본, 인생에 관해
-세상은 어리석은 도박꾼들로 가득 차 있지만, 이들은 인내심 있는 투자자만큼 잘 하지 못할 것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으면, 그것은 굴절 렌즈로 사물을 보는 것과 같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내가 어디에서 죽을 것이냐 뿐이다. 그래야 내가 그곳에 결코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일찌감치 자신이 원하는 부고장을 쓰고 그에 따라 행동하라.
-자신이 합리적인지 아닌지 신경 쓰지 않으면, 그 일에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계속해서 비합리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형편 없는 결과만 얻을 것이다.
-인내는 배울 수 있다.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은 큰 장점이다.
-당신은 죽은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자신이 존경하고 혐오하는 고인들에 관한 글을 읽어라.
-가라앉는 배에서 헤엄쳐서 항해할 수 있는 배로 이동할 수 있다면 가라앉는 배에서 떠나지 말라.
-훌륭한 회사는 여러분이 일을 마친 후에도 계속 일하지만, 평범한 기업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워런과 나는 시장의 거품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훌륭한 투자자산을 찾고, 그것을 오랫동안 굳건히 보유한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주식시장은 하루 하루는 투표기계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계와 같다”고 했다. 여러분이 어떤 가치 있는 무언가를 계속 만든다면, 현명한 누군가가 그것을 알아보고 사기 시작할 것이다.
-투자에 100% 확실한 것은 없다. 따라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멋진 숫자에 0을 곱하면 항상 0이 된다. 두 번 부자가 될 것을 기대해선 안 된다.
-그러나 부자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소유할 필요는 없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계속 배워야 한다. 그리고 세상이 변하면 자신도 변해야 한다.
-워런과 나는 수십 년 동안 철도주식은 매우 싫어했지만 세상은 변했고, 마침내 미국도 미국 경제에 매우 중요한 4개의 철도를 갖게 되었다. 우리는 그 변화를 늦게야 알아차렸지만 늦더라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
-마지막으로 수십 년 동안 찰리가 결정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짧은 두 문장을 덧붙이겠습니다. 그는 “워런, 그것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게. 자네는 똑똑하지만 내가 맞네.”

그리고 결국 그렇게 됩니다. 찰리와 통화할 때 제가 뭔가 배우지 않는 날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는 저를 생각하게 만들고 또 저를 웃게 만듭니다.

이런 찰리의 조언들에 제 나름의 규칙을 하나 덧붙이겠습니다. 그것은 아주 똑똑한—가급적 자신보다 조금 더 연장자인—훌륭한 파트너를 찾아서 그가 하는 말에 매우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세요.

○ 오마하에서의 가족 모임

찰리와 저는 뻔뻔합니다. 작년에 3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으로 개최한 우리 주주총회에서 저희는 통상적인 상업적 홍보를 하며 여러분을 맞이했습니다.

오프닝 벨이 울리자마자 우리는 바로 여러분의 지갑을 노렸습니다. 씨즈캔디 키오스크는 영양이 풍부한 땅콩 브리틀과 쵸콜릿 11톤어치를 여러분에게 판매했습니다. P.T. 바넘처럼 여러분에게 장수를 약속했습니다. 찰리와 내가 각각 99세와 92세까지 산 것을 씨즈캔디 없이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여러분들은 작년 한 해 동안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얼른 듣고 싶으셨겠지만요.
[마켓PRO]23년 워런버핏 주주서한 전문 - 작년 성과, 투자의 기본, 인생에 관해
금요일 정오에서 오후 5시까지 씨즈 캔디 키오스크를 열고, 이날 총 2690 건의 개별 판매가 이뤄졌습니다. 토요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영업을 했는데, 그 중 6.5시간은 우리의 영화상영과 질의응답 시간으로 인해 판매에 제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3931건의 판매가 발생했습니다.

계산을 해보세요. 씨즈캔디 키오스크는 프라임 영업시간에 분당 약 10건의 판매를 기록했습니다(이틀 동안 총 매출은 40만309달러였습니다). 이곳에서 판매한 모든 상품은 101년 동안 사실상 변한 게 없는 제품들입니다. 100여 년 전 헨리 포드가 모델 T 자동차를 내놨던 시절에 씨즈캔디가 성공했던 방식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찰리와 저, 그리고 벅셔의 전 직원은 오는 5월 5-6일 오마하에서 개최되는 2023년 주주총회에서 여러분을 뵙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그리고 여러분에게도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2023년 2월 25일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