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꺾자더니…우주 굴기 앞에 무너지는 러·중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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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달 탐사 프로젝트서 러시아 배제하기 시작
우주 개발 프로젝트 독자적으로 수행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주 개발 분야서 러시아 퇴출된 탓
파트너 필요한 중, 중동 국가에 손 뻗어
우주 개발 프로젝트 독자적으로 수행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주 개발 분야서 러시아 퇴출된 탓
파트너 필요한 중, 중동 국가에 손 뻗어
미국에 대항하려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출범한 '국제 달 연구기지 프로젝트(ILRS)'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러시아가 전쟁으로 인해 프로젝트를 수행할 여력이 없어서다. 중국은 의도적으로 러시아를 배제하며 새로운 파트너 찾기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공동 우주 프로젝트에서 러시아를 지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우주대회에서 중국 대표들은 러시아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도 러시아 지우기에 한창이다. 관영 방송에서 우주 프로젝트를 보도할 때 러시아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예산 등 우주 프로젝트 관련 지원이 많이 축소돼서다. 조지아공과대학의 마리옐 보로위츠 교수는 "러시아는 여전히 우주 기술 분야에서 선도 국가 중 하나다"라며 "하지만 프로젝트가 이행되는 과정을 보면 러시아의 예산, 인력,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주 프로젝트 총책임자인 유리 보리소프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의 원활한 이행을 촉구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보리소프는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우주 협정을 맺을 거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중국이 우주 정거장 등 첨단 우주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상하이 화동 정법대학의 허 치성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능가하지 못하더라도 우주 기술력의 거의 따라잡았다"며 "달 탐사 연구 기지 등의 협력은 실용적인 가치보다 상징성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양국 간 협정은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2021년 6월 중국과 러시아는 우주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중국국가항천국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2035년까지 달에 국제 달 연구기지를 세울 계획을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2025년 건설지를 결정한 뒤 2035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미국의 우주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겨냥한 프로젝트다. 서방국가와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부를 보인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0년 10월 7개국과 함께 협정을 맺고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를 발표했다. 1972년 아폴로 17호 발사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이다. 중국의 우주굴기(崛起)가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넘어서겠다고 나섰지만 ILRS에 참여한 곳은 러시아와 중국 두 곳에 불과하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협정에는 2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국가였던 나이지리아도 아프리카 대륙에선 처음으로 아르테미스 협정에 합류했다.
개발 파트너가 하나라도 절실한 중국이 러시아를 지우는 이유는 국제 위상 때문이다. 각국이 사실상 러시아를 퇴출해서다. 유럽 우주국은 지난해 4월 러시아와의 달 탐사 협력을 모두 중단했다. 영국의 위성통신업체는 러시아 소유 로켓 발사대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원웹, 인도의 바르티 등 민간 통신업체들은 러시아와 연관된 사업을 모두 철수했다.
중국은 중동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우주 개발 협력을 제안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 우주비행사들이 중국의 우주정거장을 활용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9월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달 탐사선을 비롯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거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전히 중국에 러시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직 러시아의 기술이 중국을 앞서기 때문이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마크 힐보른 교수는 "러시아는 중국에 우주에서 탄도미사일 감지하는 센서 등 첨단 기술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러한 기술의 경우 러시아가 중국을 한참 앞서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기술이 중국에 귀속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한 러시아가 우주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는 종국에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할 거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공동 우주 프로젝트에서 러시아를 지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우주대회에서 중국 대표들은 러시아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도 러시아 지우기에 한창이다. 관영 방송에서 우주 프로젝트를 보도할 때 러시아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예산 등 우주 프로젝트 관련 지원이 많이 축소돼서다. 조지아공과대학의 마리옐 보로위츠 교수는 "러시아는 여전히 우주 기술 분야에서 선도 국가 중 하나다"라며 "하지만 프로젝트가 이행되는 과정을 보면 러시아의 예산, 인력,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주 프로젝트 총책임자인 유리 보리소프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의 원활한 이행을 촉구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보리소프는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우주 협정을 맺을 거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중국이 우주 정거장 등 첨단 우주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상하이 화동 정법대학의 허 치성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능가하지 못하더라도 우주 기술력의 거의 따라잡았다"며 "달 탐사 연구 기지 등의 협력은 실용적인 가치보다 상징성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양국 간 협정은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2021년 6월 중국과 러시아는 우주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중국국가항천국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2035년까지 달에 국제 달 연구기지를 세울 계획을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2025년 건설지를 결정한 뒤 2035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미국의 우주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겨냥한 프로젝트다. 서방국가와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부를 보인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0년 10월 7개국과 함께 협정을 맺고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를 발표했다. 1972년 아폴로 17호 발사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이다. 중국의 우주굴기(崛起)가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넘어서겠다고 나섰지만 ILRS에 참여한 곳은 러시아와 중국 두 곳에 불과하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협정에는 2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국가였던 나이지리아도 아프리카 대륙에선 처음으로 아르테미스 협정에 합류했다.
개발 파트너가 하나라도 절실한 중국이 러시아를 지우는 이유는 국제 위상 때문이다. 각국이 사실상 러시아를 퇴출해서다. 유럽 우주국은 지난해 4월 러시아와의 달 탐사 협력을 모두 중단했다. 영국의 위성통신업체는 러시아 소유 로켓 발사대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원웹, 인도의 바르티 등 민간 통신업체들은 러시아와 연관된 사업을 모두 철수했다.
중국은 중동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우주 개발 협력을 제안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 우주비행사들이 중국의 우주정거장을 활용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9월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달 탐사선을 비롯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거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전히 중국에 러시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직 러시아의 기술이 중국을 앞서기 때문이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마크 힐보른 교수는 "러시아는 중국에 우주에서 탄도미사일 감지하는 센서 등 첨단 기술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러한 기술의 경우 러시아가 중국을 한참 앞서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기술이 중국에 귀속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한 러시아가 우주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는 종국에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할 거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