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20원선을 웃돌며 지난해 12월 초 이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허문찬 기자
27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20원선을 웃돌며 지난해 12월 초 이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허문찬 기자
미국발(發) 물가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까이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27일 전 거래일 대비 18원20전 급등한 132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7일(1321원70전) 이후 처음이다.

미국에서 둔화하던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퍼진 데 따른 것이다. 미 상무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0.2%)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커졌다. 이는 시장 추정치(0.4%)를 넘어서는 수치이기도 하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정책을 결정하는 데 물가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PCE가 급등세를 보인 만큼 물가가 쉽게 잡힐 것이란 기대는 퇴색됐다"며 "이에 따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추이가 좀 더 불명확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방준비은행 주요 인사들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내놓은 것도 강(强)달러에 기름을 부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추가 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한 뒤 그 후에는 그곳에서 얼마 동안, 아마도 더 긴 시간 동안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