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가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최대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샤오미의 전략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7일 CNBC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3'을 앞두고 샤오미13, 샤오미13 프로를 선보였다.

샤오미13 프로는 6.73인치 디스플레이와 미국 퀄컴의 최신 스냅 드래곤8 2세대 칩셋을 탑재했다. 독일 카메라 제조업체인 라이카와 공동 개발한 트리플 렌즈 카메라를 장착했고, 초고속 충전 등 프리미엄 기능도 갖췄다.

샤오미13 가격은 999유로(138만원)부터, 샤오미13 프로 가격은 1299유로(180만원)부터 시작한다. 샤오미의 주력 제품이 20만원 안팎의 저가 스마트폰인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CNBC는 "샤오미는 그간 집중했던 저가 시장보다 고급 스마트폰 시장이 마진율과 성장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해 고가·고성능 제품을 출시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 세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둔화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800달러(약 105만원) 이상 프리미엄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18%로 늘었다. 이 가운데 삼성·애플 제품이 92%를 차지한다.

지난해 샤오미는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 전략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역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높은 상황. 삼성전자와 애플이 쥐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에 샤오미가 도전장을 내민 이유다.

카날리스의 루나르 비요르호브데 애널리스트는 "삼성, 애플과 경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는 단지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과 맞붙는 것을 넘어 남다른 인지도와 고급화 전략, 사용자 친화적 제품 생태계를 가진 거대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샤오미의 고급 스마트폰 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