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과 전쟁 못 치러" 경고…구원투수 떠오른 한국 기업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155㎜ 포탄 107만4000발, 대전차 유도무기 재블린은 8000발을 받았다. 이들 무기는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상당한 무기를 보낸 미군은 심각한 군수품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100만발의 포탄 재고를 다시 쌓는 데만 5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기 부족으로 중국과의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진단도 나왔다. 풍산 LIG넥스원을 비롯한 한국의 방산기업이 미군의 군수품 재고 복원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3대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 재고품의 복원'(1월 9일)과 '전시 환경에서 텅 빈 무기고'(1월 23일)에서 미군의 군수품 재고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155㎜ 곡사포와 포탄,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등의 재고 부족은 위기 수준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은 올해 1월까지 우크라이나에 보낸 155㎜ 포탄만 107만4000발에 달했다. 작년 8월까지 제공한 재블린은 7~8년치 생산량에 해당하는 8000발에 육박했다. CSIS는 포탄 100만발을 다시 채우는 데 5년, 재블린 8000발을 창고에 쌓는데 6~7년이 걸린다고 봤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군은 하루에 5000~6000발의 포탄을 쓰는 만큼 미국의 포탄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CSIS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이를 억제할 만큼 충분한 무기 재고가 없다고 봤다. 반면 중국은 탄약을 비롯한 무기 생산능력이 미국보다 5~6배가량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무기 재고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급망을 강화하고 주요 동맹국과 무기를 공동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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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산기업이 미국의 무기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상당한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와 155㎜ 포탄 수만발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155㎜ 포탄을 생산하는 유일한 한국 업체인 풍산도 주목받고 있다. 풍산은 5.56㎜ 소총 탄알부터 155㎜ 곡사포탄, 대공포탄, 박격포탄, 전차포탄, 함포탄 등 한국군이 사용하는 모든 탄약을 제조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석 달 새 국내 업체와 5748억원어치의 포탄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국판 재블린’으로 불리는 현궁을 생산하는 LIG넥스원도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재블린을 모델로 개발된 대전차 휴대용 미사일인 현궁은 LIG넥스원이 2007년부터 9년에 걸쳐 개발했다. 국산화율은 95%에 달했다. 현궁 가격은 재블린(한 발당 1억원 추정)의 3분의 1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재블린 재고 부족 사태가 현궁 수출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