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우디와 비등한 수준…된다고 생각하고 뛰고 있어"
"아프리카, 중요한 시장…교두보 남아공과 협력 중요"
아프리카 유치활동 박형준 "엑스포, 공동문제 해결 플랫폼 돼야"
"세계박람회(엑스포)가 단순한 선진 기술과 상품의 전시장에서 벗어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합니다.

"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리카 3개국을 돌며 2030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중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메리어트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각 경쟁 도시의 장단점을 소개하며 부산 유치의 당위성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공동으로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술과 프로그램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엑스포로 바뀌어야 한다"며 "인류 문명이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압축적으로 성장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개발도상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 나서면서 각국이 직면한 문제를 한국과 협력해서 풀어나가자는 '부산 이니셔티브'를 내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 시장은 "각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같이 선정해서 '기술 지원, 인적 교류 등을 통해 함께 풀어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며 "이런 부산 이니셔티브가 실행된다면 엑스포의 성격을 바꾸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박람회기구(BIE)의 171개 개별 회원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길게 보면 한국과 협력하는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유치활동 박형준 "엑스포, 공동문제 해결 플랫폼 돼야"
박 시장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대해선 '오일머니'를 앞세운 물량 공세와 함께 강력한 의지를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사우디는 2030년을 사우디 재건 원년으로 삼기 위해 엑스포뿐만 아니라 월드컵, 아시안게임을 그 시기에 집중해서 다 개최하려 하는 등 의욕이 굉장히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일머니로 비축한 자본으로 각 나라에 투자·지원 의향을 밝히는 것 자체가 큰 무기"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로마는 자체 브랜드 가치가 강점이지만 2015년 밀라노 엑스포 개최 경험은 강점인 동시에 유치 시 15년 만에 다시 개최한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의 오데사에 대해 그는 "많은 나라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반발로 오데사 재개발 프로젝트와 연관한 2030엑스포에 흥미를 갖고 있다"면서도 "전쟁이 진행 중이어서 정상적인 실사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IE 실사단은 3월 6∼10일 사우디 리야드를 시작으로 같은 달 20∼24일 우크라이나 오데사, 4월 3∼7일 한국 서울과 부산, 같은 달 17∼21일 이탈리아 로마 순으로 후보국 실사에 나선다.

박 시장은 현재의 판세에 대해 "작년 초까지만 해도 사우디가 상당히 앞서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작년 하반기 다각도로 집중적인 노력을 한 결과 지금은 거의 비등한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사를 거치면서 올해 한 해 어떻게 뛰느냐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된다고 생각하고 뛰고 있다.

낙관적인 태도가 낙관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에서 엑스포를 개최하면 한국으로서는 서울 수도권에 이어 부산 남부권에 또 하나의 글로벌 허브를 갖는 효과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유치활동 박형준 "엑스포, 공동문제 해결 플랫폼 돼야"
한편, 박 시장은 "남아공과는 석탄 화력발전소 정비는 물론 원자력 발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분야가 많다"면서 "오늘 나레디 판도 외무장관과 만나서도 이런 부분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는 장기적으로 중요한 시장이고 교두보는 역시 남아공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남아공과 협력은 엑스포를 떠나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