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200일선(3940)을 지켜라…"미·중 갈등→한국 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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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간 내림세를 보인 미 증시의 주요 지수는 27일(미 동부시간) 아침 0.3~1.1% 수준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상승세를 뒷받침할만한 특별한 뉴스는 없었습니다. 팩트셋은 "금리의 지속적 상승 환경 속에서 오늘 주식이 반등한 데 대한 훌륭한 설명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말 동안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보내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해 미·중 갈등 심화를 둘러싼 불안감은 약간 감소했지만, 아시아 증시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하락했습니다. 유럽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유로존의 2월 경제 신뢰 지수는 예상과 달리 1월 99.8에서 2월 99.7로 소폭 악화한 게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경기 둔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가능성을 낮춰주기 때문입니다.
미 증시 반등은 기술적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S&P500 지수는 3940 부근에 있는 200일 이동평균선에서 지지받고 있습니다. 페이리드 스트레티지의 케이티 스톡턴 설립자는 "S&P 500이 3주간의 매도 이후 지난주 목요일부터 과매도 상태가 되었다"라며 "일시적으로 3940 부근에서 안정화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하락하는 스토캐스틱 지표를 보면 다음주 하락세가 재개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기술적 분석가는 지난 몇 년 동안 거래량이 많았던 3925~3950에서 단기적으로 지지가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 영역이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 아래로 내려가면 12월 저점(3775)을 향한 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계속 이번 주기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금리와 달러는 더 큰 압력을 받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P500 지수가 중요한 기술적 지원을 받고 있다. 지수는 패시브 투자 전략에 중요한 200일 이동평균선을 되찾았다. 펀더멘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렇게 높은 상황에서 기술적 요인은 시장의 다음 큰 움직임을 결정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랠리가 '불 트랩'(bull trap : 강세장인 줄 알고 들어가지만, 약세장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수준이 유지된다면 증시는 기업 이익 하락을 완전히 주가에 책정하기 전에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올라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기업 이익 감소가 끝나지 않았다는 우리 전망을 고려할 때 3월은 주식이 다음 하락장으로 떨어질 위험이 큰 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깨지면 모멘텀 투자를 하는 CTA 펀드에서 500억 달러 규모의 매도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추정했습니다.
오늘 나온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너무 강하지는 않아 긴축 우려를 자극하지 않았고, 이는 증시 반등을 측면 지원했습니다. 1월 내구재 주문은 한 달 동안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추정(-3.6%)보다 부진했고, 12월(+5.1%)보다 훨씬 악화했습니다. 1월 보잉의 항공기 수주 감소로 운송장비(-13.3%) 주문이 급감한 탓입니다. 그래서 '운송장비를 뺀 내구재 수주'는 0.7% 증가해 12월(-0.4%)보다 개선됐습니다.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입니다. 기업 투자를 잘 대변하는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도 전월보다 0.8% 증가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GDP 계산에 들어가는 근원 자본재 출하량도 2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1월에 1.1%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1분기 GDP 증가율을 2.7%에서 2.8%로 올렸습니다. 라스무센은 "2, 3월에도 비슷한 수치가 나타난다면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이끄는 큰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연초 데이터는 계절적 변동의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는 'big if'(생길 것 같지 않거나 불확실한 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월 잠정 주택 판매는 전월보다 8.1% 증가했습니다. 월가 추정 0.9% 증가를 큰 폭으로 웃돌았고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모기지 금리 하락 덕분입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모기지 금리가 내리면서 매수자의 구매력이 좀 나아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모기지 금리는 이달 들어 큰 폭으로 반등했기 때문에 이런 판매 반등 추세는 오래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30년 모기지 고정금리는 작년 10월 7.3%까지 올랐다가 1월에 6% 살짝 위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6.88%까지 다시 올라왔죠. 실제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이달 들어 계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폭등하던 금리도 주춤하면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새벽에는 오름세가 이어졌습니다. 2년물은 새벽 한때 5bp가량 오른 4.857%까지 치솟아 2007년 7월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구재 주문이 발표된 뒤 상승세가 잠잠해졌습니다. 오후 4시께 2년물은 전장과 같은 4.803%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10년물 금리는 2.6bp 내린 3.927%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2월 들어 2년물 수익률은 벌써 70bp 이상 상승했고 10년물은 50bp 이상 급등한 상태죠. 금리 안정은 단기 금리 폭등에 따라 채권 수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CNBC의 밥 파사니 주식평론가는 "심지어 우리 엄마조차 2년물 채권을 샀다"라고 말했습니다.
2년물 금리가 5%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S&P500지수 기대 수익률과 국채 1년물 금리 사이의 스프레드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좁혀졌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주가에 부정적입니다. 국채는 안전자산인데요. 이걸 사면 5% 수익률을 받을 수 있으므로, 굳이 주식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줄어들게 됩니다. 미 국채 중 만기 1년물 이하는 모두 금리 5%를 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단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 40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라면서 "이는 세 가지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데, 모두 투자자가 주식을 사야 할 동기를 감소시킨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첫 번째, 높은 단기 금리는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익률의 기준을 높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12개월 동안 단기 국채를 보유하고 5%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훨씬 더 변동성이 큰 주식이 매력적으로 되려면 얼마나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할까"라고 반문했습니다.
두 번째, 높은 수익률은 이른바 레버리지 투자자의 캐리 투자에 영향을 미칩니다. 즉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사는 헤지펀드 등의 활동에 부정적이라는 것이죠. 지난 12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단기 금리가 낮을 때는 이 레버리지 매수 전략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단기 금리가 급등하면 이런 레버리지 투자자는 미국 주식이나 채권을 사거나 보유할 인센티브가 감소하게 됩니다.
세 번째, 미국의 단기 금리가 높을수록 해외 투자자가 미국 자산을 사려 할 때 통화를 헤지하는 비용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채권을 구매하고 내년까지 환율 변동 위험을 제거하려는 일본 투자자의 경우, 헤지 비용으로 미국 1년물 국채 금리와 일본 1년물 금리의 차이를 물게 됩니다. 그런데 미국 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이런 헤징 비용이 훨씬 비싸졌습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미국 자산에 대한 해외 수요를 감소시키고, 그 수요를 다른 시장으로 몰아냅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자산에 대한 헤징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유럽과 같은 시장이 상대적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인플레이션과 단기 현금 수익률은 모두 아시아에서 훨씬 낮다"라며 "이는 아시아 주식이 앞으로 다른 글로벌 시장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빅숏' 베팅을 해서 큰돈을 벌었던 스티브 아이스먼 누버거 버먼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늘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채권, 특히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4.8%의 무위험 국채는 좋은 투자 대상이다. 고객의 돈 중 일부를 4.8%에 투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급격한 금리 상승이 투자 세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기술주에 투자하여 쉽게 시장을 이기는 시대는 끝나고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계속 기준금리가 6%에 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에디타 비헤이브 이코노미스트는 ”수요 주도 인플레이션의 탄력성은 Fed가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되돌리려면 금리를 6%에 가깝게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가 가장 가능성 있는 결과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려면 소비자 수요를 상당히 약화해야 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미국경제의 비소비자 부문은 이미 약해 보이기 때문에 이것은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월의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의 강세는 Fed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금리를 상당히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최종 금리에 대한 상승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울프 리서치도 오늘 보고서에서 ”우리는 이제 Fed가 인플레이션을 지속 가능한 하향 경로로 설정하기 위해 금리를 6%까지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믿는다”라며 ”상대적으로 깊은 경기 침체가 앞으로 몇 달 안에 닥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울프 리서치는 작년 말에 나온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경제 데이터는 '헤드 페이크'(투자자를 속이는 잘못된 지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6% 금리→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 보니 Fed의 필립 제퍼슨 이사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바꾸는 것은 중앙은행의 신뢰도를 손상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진 뒤 주가지수가 한때 상승 폭을 크게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2%까지 떨어뜨리려면 더 높은 금리, 더 큰 침체 가능성이 요구되겠지요. 제퍼슨 이사는 "일부 경제학자들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 목표가 지금 2% 목표보다 낫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변경하면 잘 고정된 인플레이션 기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추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도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지속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 왔다. 다시 2%로 낮추는 게 쉬울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에서는 현재 주가 하락을 촉발한 1월의 강력한 경제 지표(소비, 물가 등)가 따뜻한 1월 날씨와 통계상의 계절 조정 등에 따른 것으로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Fed는 더 많이 올릴 이유가 없다는 얘기지요.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된 것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정말 뜨거웠지만 이미 1월의 일자리 보고서와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PPI), 소매 판매 등에서 그걸 모두 봤고 그럴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이제 문제는 2월에도 그렇게 상황이 견조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특히 고용 전선에서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네디 설립자도 "주식과 채권 시장은 예상보다 강력한 PCE 데이터에 흔들렸지만, 우리 생각에는 이런 지표가 1월의 비정상적으로 온화한 겨울 날씨로 인해 상승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2월에 나올 경제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야네디는 우선 소비지출의 근원이었던 소득의 큰 폭 증가가 2월에는 이어지지 않으리라고 봤습니다. 그는 "1월 인플레이션 조정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6% 증가했는데, 세후 가처분 개인소득은 1.4% 증가했다. 이는 세금 원천징수가 늦게 집계된 것과 관련이 있다. 또 사회보장 수당이 1월 8.7% 늘어난 것이 영향이 컸다. 이는 자녀 세액 공제 만료 등과 같은 다른 정부 보장 혜택 감소로 상쇄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PCE 물가에 대해선 "예상보다 높았지만, 여전히 연간으로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품 인플레이션율은 분명히 작년에 정점을 찍었다. 서비스는 아직 그렇지 않지만 올해 중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술적 요인으로 주가가 상승하다 보니, 기술적 요인이 상승세를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오후 2시께 S&P500 지수가 다시 4000을 터치한 뒤 상승 폭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4000을 찍자 0DTE(만기가 24시간도 남지 않은 옵션) 풋옵션 매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31%, 다우는 0.22% 상승했고 나스닥은 0.63% 올랐습니다. 오전 한때 모두 1% 넘게 오르기도 했었는데 말이죠. S&P500 지수는 오늘 3982.24로 마감되었는데, 이는 50일 이동평균선(3976) 바로 위입니다. 미·중 갈등이 점점 심화하다 보니 요즘 공급망에 새로운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을 지적하는 보고서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TS롬바드에서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과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TS롬바드는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 기술 전쟁의 핵심이다. 갈수록 험난해지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중국은 미국과 그 동맹국, 특히 한국이 결국 미국 편에 합류하는 상황에서 더욱 강압적인 선택에 의존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TS롬바드는 "투자자들은 중국과의 관계에 얽힌 이런 다국적 기업의 위험을 평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이러한 중국 종속성을 줄이기 위한 단계의 신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는 반도체 등 이런 전기전자부품에 수출 성장을 크게 의존해 왔기 때문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객들과 만났는데, 가장 많이 물어온 질문이 세 가지였다고 요약했습니다. 세 가지 질문과 응답을 전합니다.
① 중국 소비자는 팬데믹 기간 축적된 저축을 소진하기 위해 막대한 소비를 하고 있나?
=짧은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팬데믹 기간 저축이 많이 축적되었다고 믿지 않습니다. 우리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가계 순자산은 지난해 최소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저축이 크게 늘었다는 주장은 지난해 가계 예금이 급증한 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 대상으로 공격적으로 판매되었던 다양한 자산관리상품에 대한 정부 단속으로 가계 부문 내에서 자금이 이동했음을 반영합니다.
가계 순자산 하락은 주택 가격 하락과 주식 시장의 약세를 반영합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처럼 팬데믹 기간 정부 이전소득이 늘어나지 않은 점도 가계에 부담을 줬습니다. 결론은 중국에서 큰 보복 소비로 펼쳐질 저축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중국 경제가 대부분의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소비자 지출의 회복은 저축으로 뒷받침되지 않을 것입니다.
② 중국의 경제 재개가 선진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것인가?
=중국의 경제 재개가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두 가지 측면(공급, 수요)의 주장이 있습니다. 어느 쪽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습니다.
첫 번째는 공급 측면으로 중국 경제가 개방되면 바이러스의 새로운 감염 물결을 겪을 가능성이 있며, 이는 다시 노동자 결근과 수출품 가격을 올리는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중국 인구 대부분은 바이러스를 겪었고 자연 면역이 되었습니다. 또 중국 제조업체들은 많은 양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중국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2021년 공급망 문제가 절정에 달했을 때보다 훨씬 약해졌습니다.
중국이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소비의 반등은 주로 수입 투입 수준이 낮은 국내 서비스에 집중될 것입니다. 식당과 영화관으로 다시 몰려드는 중국 소비자들은 다른 경제권에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큰 위험은 중국의 경제 재개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 특히 에너지 가격을 급등시키는 것입니다. 중국의 에너지 수요는 올해 반등하겠지만 다른 주요 경제국의 수요는 약한 성장이나 경기 침체 때문에 억제될 것입니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을 가로막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우리의 기본 사례는 브렌트유가 올해 말까지 배럴당 95달러까지 상승하리라는 것입니다.
③ 지정학적 긴장이 세계 경제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이제 세계화 시대가 끝났고 지정학적 고려가 정책 결정의 점점 더 중요한 동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두 블록으로 분열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블록 내에서 정책 선택이 점차 지정학적 고려 사항에 의해 형성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글로벌 프랙처링(분열)"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의 소비재 생산에서는 공급망을 재배치해야 할 지정학적 정당성이 없습니다. 대신 지정학적으로 가장 민감한 부문에서 분열이 진행될 것입니다. 여기에는 배터리, 바이오(생명공학) 등 일부 상품과 기술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점은 분열이 세계를 딱 절반으로 나누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미국과 동맹을 맺은 블록은 중국 블록보다 더 크고 경제적으로 다양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미국 블록이 분열로 인한 어려움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중국과 동맹을 맺은 블록은 적응하기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세계 경제는 균열의 결과로 전체적으로 더 나빠질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보다는 중국은 잃을 것이 가장 많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