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용병회사 '와그너' 수단 자회사 제재…"금광 불법 개발"
유럽연합(EU)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의 수단 자회사와 러시아 국적의 이 회사 대표에 제재를 가했다고 CNN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와그너의 수단 자회사 '메로에 골드'와 이 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러시아인 미하일 포텝킨이 수단에서 금광 불법 개발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했다.

EU는 또 이들이 수단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고문과 자의적 처형, 살인 등의 인권침해 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포텝킨은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메로에 골드의 모회사 'M-인베스트' 활동에도 참여하면서, 프리고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앞서 지난해 7월 와그너 그룹과 메로에 골드가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면서 수단에서 불법적으로 금광 채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방송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은 수단의 민주화 운동을 강경 진압하면서 점점 더 인기를 잃어가는 현지 군 지도부에 강력한 정치·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금광 채굴권을 확보했다.

와그너 그룹은 수단 군부와의 결탁을 통해 수십억 달러어치의 금을 불법적으로 수단 밖으로 빼돌리고, 수억 달러의 세금을 탈루해 수단 국고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EU 정상회의는 26일 성명에서 "수단군과의 동맹을 통해 와그너 그룹이 수단의 금을 채굴하고, 러시아에 수출할 권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여러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정치·군사·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온 와그너 그룹은 현재 아프리카 전역에 약 5천 명의 병력을 배치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