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표 횡령에 폐원 맞은 장애인 어린이집…쓸쓸한 마지막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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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 유일한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 다음 달 2일 폐쇄처분
새로운 어린이집 찾았지만…장애아 전담 인력 없는 등 불안은 계속 28일 부산 사상구에 있는 유일한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
사실상 폐원을 앞둔 이곳에서는 이날 9명의 장애 아동들을 상대로 마지막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곳은 0세부터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혹은 방과 후 수업이 필요한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곳이다.
이 어린이집은 이곳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표의 보조금 횡령으로 폐쇄 처분이 내려져 다음 달 2일 문을 닫는다.
법인이 폐쇄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냈지만 1심은 기각됐고, 2심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사실상 폐원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마지막 등교를 한 9명의 장애 아동들은 2층에 마련된 교실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
이곳 아이들은 대부분 지적장애나 자폐성·언어장애, 뇌병변 등 장애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2층을 제외한 3∼4층 교실은 이미 짐을 다 옮긴 상태였고, 책이나 장난감 등은 모두 노끈으로 묶여 한쪽에 보관됐다.
교실에는 학생이 10명도 채 되지 않지만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인지라 3∼4명의 교사가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평소라면 20∼30여명의 아이들이 각 교실에서 뛰어놀아 북적였겠지만, 이미 어린이집을 옮겼거나 집에서 머물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 다소 한적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거나 소리가 나오는 장난감의 버튼을 연신 눌러댔다.
또 실내 미끄럼틀을 타고 선생님과 함께 책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수업인지도 모르고 밝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바라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한 교사는 "평소에도 아이들이 이렇게 밝게 놀면서 시간을 보낸다"면서 "더는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일자리를 잃은 교사들은 일을 쉬거나 다른 어린이집으로 이직하는 등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은 다행히도 옮길 어린이집을 모두 정해 잠시 한숨은 돌린 상태다.
이들은 북구와 부산진구에 있는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에 가거나 비장애인 어린이와 함께 다니는 통합 어린이집 등에 가게 됐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은 끝내 사상구에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이 생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이 아닐 경우 치료사가 없기 때문에 재활 치료를 중단할 수도 있다.
게다가 지금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어린이집에서 방과 후 수업을 받을 수 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받아주는 곳이 드물다.
한 부모는 "부산에서 장애아들이 갈 수 있는 교육기관이 정말 한정적"이라며 "지금 당장은 임시방편으로 갈 곳을 찾았다지만, 아이가 커 갈수록 어디에 맡겨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애아 전담 어린이집이 생겨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새로운 어린이집 찾았지만…장애아 전담 인력 없는 등 불안은 계속 28일 부산 사상구에 있는 유일한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
사실상 폐원을 앞둔 이곳에서는 이날 9명의 장애 아동들을 상대로 마지막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곳은 0세부터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혹은 방과 후 수업이 필요한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곳이다.
이 어린이집은 이곳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표의 보조금 횡령으로 폐쇄 처분이 내려져 다음 달 2일 문을 닫는다.
법인이 폐쇄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냈지만 1심은 기각됐고, 2심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사실상 폐원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마지막 등교를 한 9명의 장애 아동들은 2층에 마련된 교실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
이곳 아이들은 대부분 지적장애나 자폐성·언어장애, 뇌병변 등 장애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2층을 제외한 3∼4층 교실은 이미 짐을 다 옮긴 상태였고, 책이나 장난감 등은 모두 노끈으로 묶여 한쪽에 보관됐다.
교실에는 학생이 10명도 채 되지 않지만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인지라 3∼4명의 교사가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평소라면 20∼30여명의 아이들이 각 교실에서 뛰어놀아 북적였겠지만, 이미 어린이집을 옮겼거나 집에서 머물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 다소 한적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거나 소리가 나오는 장난감의 버튼을 연신 눌러댔다.
또 실내 미끄럼틀을 타고 선생님과 함께 책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수업인지도 모르고 밝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바라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한 교사는 "평소에도 아이들이 이렇게 밝게 놀면서 시간을 보낸다"면서 "더는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일자리를 잃은 교사들은 일을 쉬거나 다른 어린이집으로 이직하는 등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은 다행히도 옮길 어린이집을 모두 정해 잠시 한숨은 돌린 상태다.
이들은 북구와 부산진구에 있는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에 가거나 비장애인 어린이와 함께 다니는 통합 어린이집 등에 가게 됐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은 끝내 사상구에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이 생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이 아닐 경우 치료사가 없기 때문에 재활 치료를 중단할 수도 있다.
게다가 지금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어린이집에서 방과 후 수업을 받을 수 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받아주는 곳이 드물다.
한 부모는 "부산에서 장애아들이 갈 수 있는 교육기관이 정말 한정적"이라며 "지금 당장은 임시방편으로 갈 곳을 찾았다지만, 아이가 커 갈수록 어디에 맡겨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애아 전담 어린이집이 생겨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