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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우현철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이사


[마켓PRO]"하반기엔 미국 데이터센터 리츠 주목할 만"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맨얼굴보다 마스크를 쓴 얼굴이 익숙해지고, 재택근무를 넘어 워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생겨나는 등, 팬데믹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개념이 새롭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기존에 있던 온라인과 전기차 같은 미래의 서비스가 10년 이상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일상과 생활패턴의 변화가 부동산 자산 가치에 끼친 영향을, 미국에 상장된 리츠의 실적을 기반으로 가볍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피스, 흔들리는 CBD 지위

더 이상 코로나19 감염자 숫자에 신경쓰는 사람은 없지만, 거리두기로 시작된 재택근무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말 도심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의 사무실 이용율은 현재도 약 55%로, 팬데믹 전 80% 수준에서 한참 밑에 있습니다. 공실률은 8~10%대로 낮은 수준에서 머물고 있지만, 임대계약에 따른 공실률이 낮은 상황일 뿐 건물을 이용하고 있는 실 사용율을 아직도 정상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켓PRO]"하반기엔 미국 데이터센터 리츠 주목할 만"
여기에 작년말 대형 IT기업들과 금융회사의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해당인력이 중소형 기업으로 흡수되면서, 사무공간에 대한 니즈 강도가 초대형 임차인은 줄고 그 아래 규모의 임차인에서는 늘고 있습니다. 이에, 프라임 오피스의 임차인 교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임차인교체와 신규 임차계약에 대해서, 리츠는(임대인) 임대료 하락 보다는 렌트프리(Rent Free) 증대로 대응합니다. 표면적인 공실률 하락은 크지 않지만, 실질 공실률 증가와 실질 임대료 하락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또한 전체 리츠가 공통으로 겪고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오피스리츠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인 연 2%대 조달비용이 5%로 높아지면서 비용충격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올 1분기 들어 오피스 섹터내에서 배당컷을 발표하는 종목이 생기고 있습니다. 섹터내 대표종목인 보스턴프로퍼티(BXP)의 경우 올 해 FFO컨센서스를 약 20% 하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반하여 바이오클러스터와 도심 외곽 중심의 종목이 상대적으로 많은 알렉산드리아 리츠(ARE)의 경우 임대료를 20% 이상 인상했음에도 임대매출과 OCC가 꾸준히 상승중에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일하는 공간에 있어서, 재택근무나 원격근무가 일상이 되고 도심보다는 좀 더 여유 있는 공간에서의 근무가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도심(CBD) 오피스 건물의 가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데이터센터, 금리야? 금리야!

데이터센터 리츠는 상장리츠 중에서도 성장주로 분류되는 섹터입니다. 2015년부터 활발한 M&A가 이루어지고, 신규투자가 지속되면서 10년간 연평균 매출성장율 약 15%, 연평균 자산 성장율 약 13%에 이르는 높은 성장을 나타냈습니다. 현재는 종목간 인수합병과 대형화로 두 개 종목이 섹터의 전체인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 섹터이기도 합니다. 데이터센터 리츠의 대장주인 이퀴닉스(EQIX)는 미국 상장리츠 중 시가총액기준 3위이면서, 데이터센터섹터의 70%를 차치합니다.

2019년 까지만 해도, 데이터센터는 과도한 투자와 M&A가 업종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발생으로 온라인에서의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는 더 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지론이 되어버렸습니다. 팬데믹으로 전기차의 미래가 10년 이상 당겨진 것과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 역시 미래가 현재 당겨졌습니다. 온라인 유통업의 물류증가, 유투브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데이터 폭발, 각종 전자제품과 산업에서의 IOT 기기 증가, 클라우드 서버와 사이버 보안강화 등으로, 해당 데이터와 처리능력 증대가 필요합니다. 자연스레 데이터센터는 팬데믹 기간에도 2020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큰 폭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FFO와 배당금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섹터입니다.
[마켓PRO]"하반기엔 미국 데이터센터 리츠 주목할 만"
팬데믹이 끝나가는 무렵이지만, 한 번 바뀐 생활과 기술에 대한 적응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오히려 증강현실이나 챗GPT같은 고용량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는 신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섹터내 종목들의 실적에 대한 현재와 미래 모두 밝은 상황입니다.

다만, 성장주가 금리변동에 민감하듯 데이터센터섹터 주가상승에는 금리가 안정되어야 하는 전제가 있습니다. 금리인상 기조가 누그러지는 하반기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는 섹터인 이유입니다.

주거,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자

일자리에서의 지각변동은 주거생활에서의 변동을 가져왔습니다. 여유로운 환경을 가진 집에서의 재택근무 니즈가 늘고, 기업이 직원복지로 제공하던 CBD주거지가 줄어들면서, 도심에 위치한 초고가 아파트와 멘션에 대한 수요가 줄었습니다.

반대로 IT와 바이오 업종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보이며 실리콘밸리의 재택근무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됩니다. 여기에, 낮은 법인세와 저렴한 전기료의 매력으로, 전기차 업종의 공장들이 선벨트에 위치하게 됩니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조지아, 앨라베마 등 선벨트의 대표주(州)에서 새로운 업종과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면서, 주거 역시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과 임대료 모두 상승하는 추세였습니다. 미국 전반적인 매매와 임대시장이 하강하던 작년 6월부터 쿨다운된 속도에 있어서도, 뉴욕시와 같은 도심 주택과는 다르게 하락폭 역시 제한적입니다.

지난 4분기 주거리츠섹터의 실적을 보면, 상대적으로 도심에 위치한 자산이 많은 에퀴티레지덴션은 4%대 낮은 공실률에도 불구하고, 올 해 가이던스를 낮추었습니다. 도심의 신규 개발건을 보유한 종목들의 경우 작년말부터 해당 사업장의 손실을 인식하고, 신규 사업을 포기하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선벨트 지역 단독주택과 아파트 중심 자산이 많은 미드아메리카 아파트(MAA)의 경우, 매출과 FFO가이던스를 10%이상씩 높아질 것으로 상향조정하였습니다. 전통적인 도심과 그 외곽지역 주거단지가 쿨다운이 시작되고, 선벨트 지역은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면서 임대료 상승효과를 누리는 것이 목격됩니다.

앞으로 모기지금리가 안정화 되고, 물가상승률 역시 안정을 찾을 경우 도심보다는 선벨트 지역의 주거에서 현금흐름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심 주거중심 종목의 경우, 경기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서는 것이 확인된 이후에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류센터, 언제까지 어께춤을 추고있을래?

거대 물류센터 대표주자인 프로로지스(PLD)와 도심 개인창고로 대표되는 퍼블릭스토리지(PSA)가 주를 이루는 물류센터/산업재 섹터는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주이자 경기상승 수혜주입니다.

팬데믹 당시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 거래에 집중하면서 물동량이 폭증했습니다. 재택근무로 집에서의 사무공간이 필요해진 사람들은, 필요 없는 짐을 개인용 미니창고에 넣어 확보하였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물류센터와 개인창고의 공실률은 약 4~6%라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실적 역시 매 분기 사상 최고치를 갱신 중에 있습니다.

2022년 4분기 실적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배당과 FFO 모두 견조한 양상입니다. 하지만, 정점에 이르렀던 재고회전율과 신규계약률은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올해 말 피크아웃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나타냅니다. 임차인이 보유한 재고는 쌓인 채 회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속적인 신규계약은 힘든 가운데, 조달금리가 높아 새로운 자산의 개발을 하지 못할 우려가 있습니다. 여기에 채권금리가 높아지면서, 자산재평가 시기가 지나면 임대료를 올리지 못한 물류센터의 가치는 현수준에서 10~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금리가 올라간 만큼 임대료를 높여 계약을 갱신해야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임대료와 공실률 모두 작년에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이제는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당장은 계약갱신 비율이 크지 않아 내년까지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만, 그 이후 경기가 살아나 물류센터 임대료가 유지혹은 상승하지 못할 경우 주가는 답보상태이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경기에 민감한 섹터니만큼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깁니다.

물론,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연착륙 vs No착륙’논란이 올 하반기에 경기침체는 없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경우, 큰 걱정 없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입니다. 데이터센터 리츠들과 함께 가장 실적이 견조한 섹터이지만 경기방향에 따라 경계감을 가지기 시작해야 합니다.

리테일, 봄바람에 휘날리며 올라가는 리오프닝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오프라인 쇼핑이었습니다. 한창 어려울 때는 임차인에 대한임대료 면제나 지연납부르 해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때만해도 미국 리테일리츠섹터 실적발표때는, 임대료 징수율에 주목하면서 임대료 미납율과 향 후 회수가 가능한 자산인지 체크가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많은 몰(Mall)과 매장들이 정리와 리노베이션을 겪으면서 건전한 임차인만 남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제는 남아있는 임대매장에 사람들이 들어오며 승자독식이 가능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2019년도 배당금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올 연말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기대감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는 단계입니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돌아다니면서 버스와 전철을 타고 이동하고, 출근이 본격화되면서 도심에서 밥을 사먹고 커피를 마십니다. 활동이 늘어나다 보니 새 옷도 필요하고 미용실에도 들려야 합니다. 임차업종의 활기는 리테일섹터 리츠의 활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임대료 징수율을 논하지 않으며, 기존처럼 임대료 인상률과 자본비용에 집중합니다.

워낙 많이 눌렸던 업종이니만큼 재차 도약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도심 오피스와 주거가 정점에서 급속히 식고 있다면, 리테일업종은 바닥에서 빠르게 올라가는 중입니다. 주가는 2021년말까지 리오프닝주식에 대한 기대로 올랐다, 실적에 실망하고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같이 조정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리테일섹터는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것에 주목하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통신타워, 언젠간 먹고 말꺼야

데이터센터섹터와 마찬가지로, 통신타워섹터는 아메리칸타워(AMT)와 크라운캐슬(CCI)가 섹터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이 곧 섹터인 업종입니다. 팬데믹 전부터 지금까지 통신타워 업종은 5G 보급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여기에 바이든 정부에서 인프라개선안에 인터넷 통신망 개선항목이 포함되면서, 통신타워 역시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섹터였습니다.

문제는 이런 기대가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면서, 현금흐름이 꼬이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5G 중계기설치를 위해서, 통신장비는 물론 도심의 소규모 타워시설도 매입해야 하고, 신규 망 설치를 위한 기반공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해당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기존 미국과 유럽의 통신업체와의 M&A가 활발히 이루어 지면서, 마치 2015년도 데이터센터 M&A시장을 보는 것 같습니다. 미래 현금흐름을 보고 투자는 이어지는데, 정작 현재 현금흐름은 딱히 좋아질 것이 없습니다.

아메리칸타워는 스페인 통신사와의 합병 가능성이 새롭게 재기되고 있고, 크라운캐슬은 기존 스프린트와의 합병 후 망통합과정에서의 매출감소 우려가 계속됩니다. 여기에, 리츠영역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와 채권금리 영향으로 밸류에이션 하락은 통신타워 섹터에 지속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금흐름이 중요한 리츠자산에서, 당장의 현금흐름 훼손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섹터로 여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헬스케어, 노인을 위한 나라만 있다.

헬스케어섹터는 다시 세부적으로, 시니어하우스와 간호병동, 일반 병의원 등으로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시니어하우스와 간호병동에서의 대규모 환자의 이탈이 있었습니다. 일반 병의원 역시 코로나 환자 외 일반질병에 대한 진료건수가 현격히 감소하는 것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리테일섹터에서 소상공인 임차인이 무너져 내린것처럼, 시니어하우스는 이미 2021년 말부터 작년 중순까지 부도로 인한 인수합병의 파도가 지나간 상태이고, 현재는 간호전문병동과 일반병의원 임차인이 부도가 임박한 것이 보입니다.

헬스케어섹터의 대표적인 종목 메디컬프로퍼티(MPW)와 오메가헬스케어(OHI)의 분기실적 발표에서, 임차인의 약 30%가 재무건전성 위험에 처해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임차인들의 주요 이슈는 코로나로 인한 고객이탈과 함께, 간호인력이 코로나 전문병동으로 이탈되거나, 이탈 후 복귀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호소합니다. 여기에, 높아진 관련분야 인건비로 인력난마저 겹치면서 사업체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입니다. 그 와중에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한계에 봉착한 임차인이 늘어나는 추세로 보여집니다.

그나마 요양시설이 중심인 시니어하우스의 경우, 코로나를 피해 집에서 지내던 고객들이 시설로 복귀하고 있다는 내용에서 희망을 찾아봅니다. 시니어하우스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던 세부 업종인만큼, 복귀속도에 있어서는 가장 빠른 것이 관찰됩니다. 헬스케어 업종은 전반적으로 배당컷이 번질 것이 우려되지만, 이런 폭풍이 지나가고 올해 말부터는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종목으로부터 천천히 반등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접근하면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3년여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생활과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새로운 일상이 보통이 되어가는 시대에, 투자 아이디어를 얻으시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