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의문의 대량매입…카카오가 SM엔터 주가 끌어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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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SM엔터 공개매수 실패로 '분쟁 1라운드' 패배
28일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날
의문의 법인이 1339억원 매입
장중 12만원 깨졌던 주가 급등
16일 '849억 매수' 이어 두번째
오일머니 9000억 장전한 카카오
'맞불 공개매수' 나설 채비 끝내
목표지분 못채워 비상 걸린 하이브
기관 물량 '블록딜' 매집 등 고심
28일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날
의문의 법인이 1339억원 매입
장중 12만원 깨졌던 주가 급등
16일 '849억 매수' 이어 두번째
오일머니 9000억 장전한 카카오
'맞불 공개매수' 나설 채비 끝내
목표지분 못채워 비상 걸린 하이브
기관 물량 '블록딜' 매집 등 고심
▶마켓인사이트 2월 28일 오후 5시39분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28일. 오전 11시까지만 해도 공개매수 성패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한때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을 밑돌면서 분위기가 하이브 쪽으로 기울기도 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 창구로 매수세가 집중 유입되면서 주가가 솟구쳤다. 오후 들어서는 미래에셋증권 창구로도 매수세가 쏟아져 쐐기를 박았다. SM엔터 주가는 이날 6.07% 급등한 12만7600원에 마감했다. 공개매수 가격을 크게 웃돌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로 끝났다.
하이브를 울린 건 의문의 기타법인이었다. 지난 16일에 이어 이날도 기타법인이 SM엔터 주식을 1339억원어치나 매입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이브가 이날 개장 전 금융감독원에 2월 16일 IBK증권 계좌로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입해 공개매수를 방해한 기타법인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장에선 카카오 측이 SM엔터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와 카카오의 다툼이 예상된다. SM엔터 경영권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기타법인의 매수 강도는 16일보다 훨씬 강했다. 이날은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두 곳을 활용했다. 이날 매수한 주식은 108만7801주(4.56%)에 달한다. 매매 방식도 달랐다. CD 매매 대신 증권사 브로커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날 기타법인의 매매 패턴을 보면 시장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싸게 매입하기 위해 오전 주가가 보합을 오갈 때 집중적으로 매입한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16일과 28일 SM엔터 지분을 사들인 기타법인을 같은 곳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하이브는 금융감독원에 “지난 16일 기타법인이 IBK투자증권을 통해 SM엔터 주식을 매수한 거래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식적인 조사 요청이 있었던 만큼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공개매수 기간에 주가 흐름을 모니터링하면서 매매 과정에 이상이 없었는지 심리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가처분 결과에 상관없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채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로부터 약 90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해 카카오가 SM엔터의 신주와 전환사채 9.05%(전환사채 포함)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 유리한 고지에서 공개매수를 할 수 있다.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어서다. 공개매수의 목표 수량도 낮춰잡을 수 있다. 하지만 가처분이 인용돼 신주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사들여 미리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를 제쳐야 SM엔터와의 사업 협력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도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M엔터 경영권을 두고 양측이 벌이는 전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브 측은 공개매수가 실패로 끝나자 주주들의 의결권 확보에 매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 내 SM엔터 인수 상황실(TF)도 긴급 회의를 열어 3월 주총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 확보에 실패하면서 3월 주총에서 이사회를 선점하는 게 더욱 시급한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SM엔터 주가가 급락하면 기관이 보유한 지분을 주당 12만원 수준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황에 따라 추가 공개매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이브 측 관계자는 “현 공개매수 기간에 추가 가격 조정 등의 추가 공개매수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여러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28일. 오전 11시까지만 해도 공개매수 성패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한때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을 밑돌면서 분위기가 하이브 쪽으로 기울기도 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 창구로 매수세가 집중 유입되면서 주가가 솟구쳤다. 오후 들어서는 미래에셋증권 창구로도 매수세가 쏟아져 쐐기를 박았다. SM엔터 주가는 이날 6.07% 급등한 12만7600원에 마감했다. 공개매수 가격을 크게 웃돌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로 끝났다.
하이브를 울린 건 의문의 기타법인이었다. 지난 16일에 이어 이날도 기타법인이 SM엔터 주식을 1339억원어치나 매입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이브가 이날 개장 전 금융감독원에 2월 16일 IBK증권 계좌로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입해 공개매수를 방해한 기타법인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장에선 카카오 측이 SM엔터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와 카카오의 다툼이 예상된다. SM엔터 경영권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마지막날 4.56% 한번에 매집
기타법인이 처음 등장한 건 공개매수가 시작된 뒤 5거래일이 지난 16일이었다.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시분할주문(CD·careful discretion) 매매 방식으로 SM엔터 지분 2.9%(68만3398주)를 매집했다. 849억원어치다. CD 매매는 투자자가 금액만 정해주면 증권사가 시스템을 활용해 시간을 안분해 매수하는 방식이다.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재량껏 매매해달라는 주문이다.이날 기타법인의 매수 강도는 16일보다 훨씬 강했다. 이날은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두 곳을 활용했다. 이날 매수한 주식은 108만7801주(4.56%)에 달한다. 매매 방식도 달랐다. CD 매매 대신 증권사 브로커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날 기타법인의 매매 패턴을 보면 시장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싸게 매입하기 위해 오전 주가가 보합을 오갈 때 집중적으로 매입한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16일과 28일 SM엔터 지분을 사들인 기타법인을 같은 곳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하이브는 금융감독원에 “지난 16일 기타법인이 IBK투자증권을 통해 SM엔터 주식을 매수한 거래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식적인 조사 요청이 있었던 만큼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공개매수 기간에 주가 흐름을 모니터링하면서 매매 과정에 이상이 없었는지 심리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 공개매수 가능성 높아져
시장에선 카카오의 공개매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가 공개매수 이전에 장내에서 SM엔터 주식을 최대한 사들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지켜본 뒤 최종 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카카오는 가처분 결과에 상관없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채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로부터 약 90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해 카카오가 SM엔터의 신주와 전환사채 9.05%(전환사채 포함)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 유리한 고지에서 공개매수를 할 수 있다.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어서다. 공개매수의 목표 수량도 낮춰잡을 수 있다. 하지만 가처분이 인용돼 신주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사들여 미리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를 제쳐야 SM엔터와의 사업 협력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도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M엔터 경영권을 두고 양측이 벌이는 전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브 측은 공개매수가 실패로 끝나자 주주들의 의결권 확보에 매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 내 SM엔터 인수 상황실(TF)도 긴급 회의를 열어 3월 주총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 확보에 실패하면서 3월 주총에서 이사회를 선점하는 게 더욱 시급한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SM엔터 주가가 급락하면 기관이 보유한 지분을 주당 12만원 수준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황에 따라 추가 공개매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이브 측 관계자는 “현 공개매수 기간에 추가 가격 조정 등의 추가 공개매수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여러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