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28일 오후 2시51분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량 건설사마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회사채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신용등급 A)은 지난달 28일 신용보증기금 P-CBO를 통해 300억원을 조달했다. 신세계건설(A)과 KCC건설(A-)도 각각 200억원어치의 P-CBO를 발행했다. 이외에도 지난 1월 미매각이 난 효성화학(발행 규모 300억원)이나 롯데시네마 운영업체인 롯데컬처웍스(200억원), 신용등급이 떨어진 넥센타이어(700억원) 등이 P-CBO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들이 P-CBO 시장을 활용하는 건 공모채 시장에선 흥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건설채 중 가장 우수한 신용등급을 가진 현대건설(AA-)은 최근 민간채권평가기관 금리보다 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했고, GS건설(A+)은 간신히 미매각을 피했다. 이들보다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은 미매각 부담을 떠안기보다 일찌감치 P-CBO로 선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P-CBO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를 모아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한 뒤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제도다.

회사채 금리가 상승 전환한 것도 기업들이 P-CBO에 몰리는 배경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만간 피벗(정책 기조 전환)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 금리가 하락했다. 하지만 고용시장에 견조한 데다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긴축 우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