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올 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40% 넘게 줄었다. 반면 수입은 늘어 무역수지는 12개월째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반도체 42%·디스플레이 40%↓…수출 5개월 연속 마이너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든 501억달러에 그쳤다. 수입은 3.6% 늘어난 554억달러였다.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월(126억5000만달러 적자)까지 합치면 올 들어 누적 적자는 180억달러에 육박했다.

수출은 세계경기 둔화와 반도체 한파로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다.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한 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후 처음이다.

2월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5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2.5% 급감했다. 1월(-44.5%)에 이어 2개월째 40% 이상 감소했다. D램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 여파였다. 수출 부진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월 메모리 사업에서 상당한 액수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컴퓨터(-66.4%), 디스플레이(-40.9%), 석유화학(-18.3%), 철강(-9.8%) 등도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의 15대 수출품 중 9개 품목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줄었다.

자동차와 2차전지 수출은 늘었다. 2월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판매 호조와 반도체 공급난 완화 덕분에 47.1% 늘었다. 전기차 수출만 보면 82.9% 증가했다.

2월 수입은 늘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 수입은 153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7% 증가했다. 원유와 석탄 수입액은 소폭 줄었지만 겨울철 난방 수요 등으로 가스 수입액은 61억8000만달러로 73.2% 급증했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액은 최근 10년간(2013~2022년) 평균(2월 기준) 수입액(97억달러)보다 56억달러 많았다. 에너지 외 수입은 1.5% 줄었다.

지역별로는 미국(16.2%), 유럽연합(13.2%), 중동(20.2%)으로의 수출이 급증했다. 자동차 수출 호조 덕분이다. 미국과의 교역에선 29억7000만달러, 유럽에선 6억3000만달러 흑자가 났다. 반면 대(對)중국 수출은 24.2% 줄어든 98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중 무역수지는 11억4000만달러 적자였다. 5개월째 적자 행진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서는 15억1000만달러 흑자가 났지만 수출은 16.1% 줄어 5개월째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세안, 특히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해 최근 수년간 우리 주요 기업의 생산 거점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반도체 가격이 급락해 이 지역 수출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