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단디 사트리오와 그의 차. 사진=마리오 단디 사트리오 인스타그램
마리오 단디 사트리오와 그의 차. 사진=마리오 단디 사트리오 인스타그램
인도네시아에서 세무공무원이 연봉의 100배가 넘는 재산을 축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세금 납부 거부 운동까지 벌어졌다.

1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남자카르타 제2지역 사무소 조세국장인 라파엘 알룬 트리삼보도가 신고한 재산은 560억 루피아(약 49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스리 물랴니 재무장관의 재산 신고액(580억 루피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중간 간부급인 그의 월급은 수당과 세금 징수액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최대 4647만 루피아(약 404만원) 수준이다.

세무직이라 일반직보다 월급이 많지만, 연봉이 5000만원도 안 되는 공무원이 5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단지 월급만으로 모으긴 불가능하다는 계산에 각종 비리 의혹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그의 재산의 대부분은 건물과 토지 등이어서 실제 재산은 신고한 금액보다 훨씬 클 것이며 사치품 등 신고하지 않은 재산을 보유했다는 정황들이 나오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장·차관도 아닌 라파엘의 재산이 논란이 된 것은 그의 아들의 폭력 사건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라파엘의 아들인 마리오 단디 사트리오(20)는 지난 20일 여자친구와 17세 남학생의 다툼에 끼어들었는데, 남학생이 중환자실에 입원할 만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폭행 사건으로 그칠뻔한 일은 마리오의 사생활이 담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이 퍼지면서 아버지의 재산 문제로 불거졌다.

대학생인 마리오는 사건 현장에 인도네시아에서 1억원가량 하는 지프의 랭글러 루비콘 차량을 몰고 나타났으며 그의 SNS에는 고가 수입차와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등을 과시하는 사진들이 대거 올라와 있었다.

이를 본 현지 누리꾼들은 월급 400만원을 받는 공무원의 아들이 어떻게 이런 사치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라파엘이 세무 공무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불법적인 돈으로 재산을 축적했을 거란 의심이 커지는 상황.

이 일로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세금을 내지 말자는 해시태그(#StopPayingTax)가 유행하고 있다. 다른 재무 관련 공무원들의 월급을 모두 공개하고 검증하자는 움직임도 나온다.

이번 일이 조세저항으로 연결될 조짐을 보이자 스리 물랴니 재무장관은 지난 24일 라파엘을 해임했다. 또 재정부와 부패척결위원회(KPK)가 그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마흐푸드 엠데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은 마리오의 폭행 행위는 그것대로 처벌받을 것이며 라파엘의 재산 문제는 KPK의 조사 후 불법성이 드러나면 역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