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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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한 달 동안 금 가격의 하락률이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의 튼튼한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달러화 가치가 오른 영향이다.

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 한 달간 5.2% 떨어졌다. 2월 초 트로이온스당 1928달러선이었다가 지난달 28일 100달러 안팎 떨어진 1828.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폭은 2021년 6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대다. 당시 금 가격은 한 달간 7.2% 이상 떨어졌다.
금, 2월 하락폭 1년 8개월만 최대…"물가 안잡히면 더 떨어진다" [원자재 포커스]
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전월 대비 0.6% 올랐다. 모두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각각 5.3%, 0.2%를 기록한 전월보다 상승폭도 컸다. 둔화하던 물가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

PCE 물가보다 먼저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6.4% 오르며 시장 추정치(6.2%)를 웃돌았다. 1월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였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1월 물가가 잡히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Fed가 기준금리를 6%까지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월스트리트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스티븐 체체티 브랜다이스대 경제학과 교수를 포함한 경제학자와 월가 이코노미스트 총 5명이 시카고경영대학원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공동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Fed가 기준금리를 6.5%까지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달러 강세를 불러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24일 105.21까지 오르며 지난 1월 이후 7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와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대체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금 가격이 달러로 표시돼,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금 가격도 높아져 수요가 줄어든다.

이달 들어 금 가격은 다소 반등했다. 1일(현지시간)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836.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금 가격이 당분간 반등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키네시스머니의 카를로 알베르토 데 까사 애널리스트는 “물가가 계속 오르면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730~1740달러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