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국민가요로 불리던 '향수'를 가수 고(故) 이동원과 함께 부른 성악가 테너 박인수 전 서울대 교수가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TV조선 방송화면 갈무리
1980~90년대 국민가요로 불리던 '향수'를 가수 고(故) 이동원과 함께 부른 성악가 테너 박인수 전 서울대 교수가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TV조선 방송화면 갈무리
1980~90년대 국민가요로 불리던 '향수(鄕愁)'를 가수 고(故) 이동원과 함께 부른 성악가 테너 박인수 전 서울대 교수가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났다.

2일 성악계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유년 시절부터 신문 배달 등을 하며 고학했다. 1959년 서울대 음대에 입학한 뒤 대학교 4학년 때인 1962년 성악가로 데뷔했다. 1967년에는 국립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린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의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아드 음악원, 맨해튼 음악원 등에서 수학했다.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줄리아드 음악원 오디션에도 합격해 음악계에서 화제가 됐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라보엠', '토스카', '리골레토' 등의 오페라 주역으로 활약했다.
고인은 클래식 음악이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소신에 따라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선 바 있다. /사진=사진=JTBC '차이나는 클라스' 위로와 희망, K-가곡의 힘 방송 화면 갈무리
고인은 클래식 음악이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소신에 따라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선 바 있다. /사진=사진=JTBC '차이나는 클라스' 위로와 희망, K-가곡의 힘 방송 화면 갈무리
1983년 서울대 성악과 교수로 부임한 뒤에는 "클래식 음악은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소신에 따라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선 바 있다. 대표적으로 그에게 '국민 테너'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히트곡 '향수'가 있다.

'향수'는 시인 정지용이 쓴 동명의 시에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붙인 노래다. 1989년 음반이 발매된 후 현재까지 130만장 이상이 팔린 스테디셀러로 알려져 있다. 음악계에서는 지금까지도 이 곡이 많은 이들의 애창곡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평가한다.

향수 발표 이후 고인은 2000회 이상의 국내외 독창회, 300회 이상의 오페라에 주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2003년 서울대에서 퇴임한 뒤에는 백석대 석좌교수와 음악대학원장을 맡았으며 2011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한편 유족으로는 부인 안희복 한세대 음대 명예교수, 아들 플루티스트 박상준 씨가 있다. 장례 예배는 LA 현지에서 3일 오후 6시께 진행될 예정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