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새 학기부터 본격화…대다수는 '9시 등교' 유지

2일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A초등학교. 오전 8시가 지나자 하나 둘 학생들이 도착하더니 30여 분만에 전교생 70여 명이 등교를 마쳤다.
학부모 이른 출근에 등교도 일찍…'등교시간 자율화' 시행
이 학교의 등교 시간은 오전 8시 50분까지이다.

1교시 수업도 8시 50분에 시작한다.

지난해 1학기까지는 다른 학교들처럼 오전 9시까지 등교한 뒤 수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한 뒤 개별 학교가 특성에 맞게 등교 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안내하자 등교 시간 변경을 두고 교직원들이 먼저 머리를 맞댔다.

교직원들은 도척면이 도농복합지역으로서 학부모 대부분이 다른 지역에 있는 직장에 근무하고, 일부는 농사를 지어 출근 시간이 상대적으로 이른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등교 시간을 앞당기기로 했다.

앞서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등교 시간을 조사한 결과 오전 8시 30분께 등교하는 학생이 가장 많은 점도 반영됐다.

등교 시간 변경을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도 반영해야 하는데 선택지를 두지 않고 선호하는 등교 시간을 물을 경우 의견을 모으기 어렵고, 그렇다고 갑자기 확 바꿀 경우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 8시 50분으로 변경하는 방안과 기존 9시를 유지하는 방안 등 두 가지를 제시하고 학생·학부모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학생은 93.0%, 학부모는 85.1%가 8시 50분 등교에 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등교 시간을 변경했고 올해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 학교 교감은 "학부모들이 대부분 일찍 출근해 학생들도 학교에 일찍 나왔는데 그러면 차라리 일찍 수업을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등교 시간을 바꿨다"며 "하교 시간은 같지만, 등교 시간을 앞당김으로써 얻게 된 시간을 중간 놀이 시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작 10분 변경한 게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학교가 사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학교 입장에서는 큰 변화이자 좋은 점"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 이른 출근에 등교도 일찍…'등교시간 자율화' 시행
기존 9시 등교제는 2021년 3월 기준 도내 초중고 2천466곳 중 98.8%에 해당하는 2천436곳에서 시행될 정도로 사실상 모든 학교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를 사실상 강제 시행으로 규정하고 등교 시간 자율화를 도입, 이날부터 본격화했다.

다만, 대부분의 학교는 등교 시간을 기존 9시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 측은 등교 시간 변경 여부를 조사하는 것 자체가 등교 시간 자율화를 강제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등교 시간을 변경한 학교는 몇 곳인지, 변경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파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임태희 교육감은 "목표와 책임을 수반한 '자율의 힘'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며 "학교 구성원들이 소통해 자율과제를 선정하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해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 자율권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