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면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는 방안에 대한 지지를 동맹국에 요청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주요 7개국(G7)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이같은 동향을 전했다. 또한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 제재에 적극 나서던 국가들과 대중 제재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이터는 현재 논의가 초기 단계여서 미국이 제안한 제재가 무엇인지 구체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국 정부의 제안이 온 뒤 어떤 합의가 이뤄진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미국 정부가 중국 제재에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 놓은 뒤 중국이 러시아에 지원하는 증거가 확보되면 제재를 실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경제제재를 담당하는 미국 재무부는 이 사안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최근 들어 백악관과 미 국무부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잇따라 주장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군사지원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지난달 독일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러시아에 군사지원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은 러시아에 군사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해왔다.

로이터는 미국 동맹국 중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제재에 동참하거나 제재를 지지해줄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독일과 한국 등은 중국을 고립시키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도 대중 제재를 검토하는 단계여서 현재까지 미국에서 대중 제재에 대해 공식 요청을 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3일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으로 로이터는 예상했다. 1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는 G20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이 사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부보좌관 출신인 앤서니 루지에로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내 민간 경제활동을 제한하거나 중국 은행을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과 북한에 그랬던 것처럼 중국이 미국 달러 중심의 금융시스템에서 퇴출되거나 러시아를 지원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