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 2위 통신사인 NTT와 KDDI가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5G 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에 뒤처졌지만 6G 시장은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NTT와 KDDI가 2024년부터 6G 연구개발에 착수해 2030년 이후 정보통신망의 소비전력을 기존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2일 보도했다. NTT가 개발 중인 첨단 데이터 전송 기술인 ‘아이온(IOWN)’을 활용해 소비 전력량을 억제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통신망 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의 데이터 유통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소비전력 절감은 6G 시대 경쟁력을 결정할 기술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한 전력은 1.6TWh(시간당 테라와트·1테라와트=1조와트)로 전체 소비전력의 1%를 차지했다. 2030년엔 세계 통신망과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이 전체 소비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할 전망이다.

경쟁 관계이던 일본 1, 2위 통신사가 6G 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은 건 5G 시장에서 뒤처진 데 따른 위기감 때문이다. 일본의 5G 인프라 구축은 한국과 미국보다 1년가량 늦었다.

일본 정부는 6G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5G 시장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일찌감치 6G 기술을 확립해 자국의 기술 규격을 세계 표준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지난 1월엔 정보통신의 국제규격을 정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담당 국장에 NTT 출신 인사를 앉히기도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