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거란 전망에 2일(현지시간) 밀 가격이 부셸당 7달러선을 유지했다.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5월물)은 전 장보다 부셸당 2.6센트 오른 7.12달러에 마감했다. 밀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하반기 수준이다.
<밀 가격 추이>
자료: 로이터통신
<밀 가격 추이> 자료: 로이터통신
밀 선물 가격이 안정된 이유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러시아가 가로막을 가능성이 작아져서다. 지난 1일 러시아 정부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연장에 동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오데사항 등 흑해 항구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밀 등을 수출하는 데 합의를 이뤘다. 지난해 11월 이 합의 연장 여부를 두고 갈등이 있었지만, 당시 결국 합의에 성공하면서 이 협정의 시한은 이달 18일이 됐다. 러시아 정부의 지난 1일 발표는 이 시한을 더 늘리는 데 동의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2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의 대가를 러시아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막혀 러시아의 곡물, 비료 등의 수출이 제한되는 데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2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G20 외교장관회의 현장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수장이 일대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에 신(新) 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이어갈 거란 의지를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전쟁을 끝내고, 외교를 할 것을 촉구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