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교보증권 여의도지점 부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최성환 교보증권 여의도지점 부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신발 하나를 사더라도 인터넷에서 비교, 검색하는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런데 주식할 때는 충동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지고 또 따지고 신중하게 투자를 해도 실수하는데 충동적으로 주식을 하면 안 됩니다."

최성환 교보증권 여의도지점 부장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을 향해 이같이 조언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다양한 업종과 기업 가치를 분석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빨리 수익을 내려고 하니까 큰 돈을 벌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올해도 고금리 기조 유지…AI·로봇·2차전지 '유망'

최 부장은 과거 6년간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2016년부터 영업으로 업무를 변경해 테헤란로 지점장 등을 거쳐 현재 여의도지점에서 영업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애널리스트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주특기다. 현재는 상장·비상장 기업들의 자금조달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비롯해 직접 투자 및 자금 운용, 금융상품 투자 및 주식담보대출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올해 유망 섹터로는 인공지능(AI), 로봇, 2차전지를 꼽았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 부장은 "작년, 재작년에 계속 언급됐던 섹터보다는 챗봇이나 로봇처럼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주가에 반응하고 있다"며 "2차전지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관련된 기업들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화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헬스케어 관련 인공지능 시장이 커질수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그는 "AI 관련주 중에서는 '루닛'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의사들이 판독하는 부분을 AI가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앞으로 AI가 더 고도화되면 의사들의 업무량이나 정확도 보조를 넘어 치료부문까지 연결돼 생활 속에서 헬스케어 분야의 성장이 가장 눈에 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엠, 리오프닝주 추천했는데 '급등'…펀더멘털 벗어나"

최 부장은 최근 기억에 남는 투자 에피소드로 '에스엠'을 꼽았다. 지난해 4분기부터 공연이 재개되면서 리오프닝 관련주로 에스엠을 고객들에게 추천했는데 본의 아니게 경영권 문제가 이슈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그는 "여러 고객들이 에스엠으로 수익을 냈지만 앞으로 주가가 얼마나 더 상승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주가가 펀더멘털보다 이슈에 부각되기 때문에 투자 판단은 각자 투자자들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공모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모주 투자는 경쟁률이 높아 청약을 신청해도 몇 주 받지 못하는데 공모주펀드에 1000만원, 2000만원 투자해 5~10% 수익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며 "2차전지, AI, 로봇 등 신사업 종목 접근이 어렵다면 테마형 ETF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관련 주식들이 최근 두배, 세배 오른 이유는 실적보다 앞으로 성장 기대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텐배거(투자자가 10배의 수익률을 낸 주식 종목) 종목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때부터 오랜 시간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환 교보증권 여의도지점 부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최성환 교보증권 여의도지점 부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손실났을 때 대응 중요…빠른 손절매로 더 큰 손실 막아라"

최 부장은 자신의 투자 원칙으로 탑다운(top-down)과 바텀업(bottom-up) 방식을 제시했다. 탑다운 방식은 거시경제, 산업분석을 통해 유망산업을 찾아낸 후 기본적 분석을 통해 개별기업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바텀업 방식은 특정 종목의 내재적 기업가치를 먼저 분석한 후 거시 경제를 분석하는 투자 방식이다.

그는 "다양한 투자 방법이 존재하지만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저는 탑다운, 바텀업 등의 방식으로 투자 기업을 발굴한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수익을 냈을 때보다 손실이 났을 때 대응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손절매'를 강조했다. 누구나 수익이 났을 때 파는 건 잘하지만 손실이 났을 때 빠른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보유한 주식이 마이너스가 났을 때 판단을 잘못했다면 빨리 손절매를 통해 더 큰 손실을 막아야 한다"며 "손실을 다른 더 좋은 종목으로 회복할 수 있다면 교체해주는 게 좋고 반대로 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주가가 빠졌을 때 추가 매수를 하는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