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크래프톤 꼴 날라"…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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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난항
지속되는 증시침체에 '신작부재' 게임 업황도 부진
카카오게임즈 '쪼개기 상장' 논란도 재차 불거질 듯
지속되는 증시침체에 '신작부재' 게임 업황도 부진
카카오게임즈 '쪼개기 상장' 논란도 재차 불거질 듯
한때 카카오게임즈 '쪼개기 상장' 논란에 휩싸였던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이 당분간 어렵게 됐다. 증시 침체와 게임 업황 부진 속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회사 측은 상장 의지가 뚜렷한 만큼 상장 적기라고 판단되면 언제든 재추진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 접수 절차부터 다시 밟을 예정이다. 오는 29일까지 예비심사 효력이 남아있지만 이번 공모 레이스는 중단하기로 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작년 9월29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비심사 효력 기간이 해당 시점으로부터 6개월인 만큼 이달 29일까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8일 증권신고서를 철회하면서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상장 재추진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다시 공모 절차를 재개할 것이란 의지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당시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 보류 의사를 밝힌 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지난해 4월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까지 언급됐지만, 상장을 앞두고 증시가 급격하게 꺾인 탓에 같은 해 6월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추가 취득과정에서 평가받은 '몸값 4조원'도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업이익률이 90%를 웃돌지만, '오딘' 단일 지식재산권(IP) 리스크가 약점으로 꼽혔다. 작년 6월 말 기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매출의 100%는 오딘 IP에서 나왔다. 게임주 부진 영향도 컸다. 지난해(2022년 1월3일~2022년 12월29일)는 펄어비스(70%), 크래프톤(64%), 넷마블(52%), 카카오게임즈(51%), 엔씨소프트(30%) 등 말 그대로 게임주의 혹한기였다. 게임주는 이 기간 코스피지수(25%), 코스닥지수(34%)도 크게 밑돌았다.
이중 가장 최근 상장한 크래프톤의 경우 최근 주가(16만9000원)가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66% 낮았다. 크래프톤의 주가 부진에 대해선 증시 활황기 속 공모가가 당초 높게 책정된 측면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작년 말 출시한 기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직격탄이 됐다.
이러한 배경이 모두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에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비교기업으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펄어비스, 넥슨, 넷이즈, 액티비전블리자드 등 6개 회사를 제시했다.
연기를 한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다. 여전히 시장 상황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장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가뜩이나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를 보면 조단위 IPO 대어들에 우호적이지 않다. 올해 들어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대어급 주자들이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을 잇따라 포기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이 정도(당초 공모 예정액 4100억~604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려면 해외 투자가 불가피한데 글로벌 주머니 사정도 넉넉지 않으니 상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구서를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쉽게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거래소가 최근 개인들의 손실 방지를 위해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은 기업들에 좀처럼 심사 승인을 잘 내주지 않고 있어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기준으로 공모받은 후 손실 볼 리스크가 있는 기업은 웬만해서 승인을 잘 내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시 '쪼개기 상장 논란'은 재차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 54.9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오딘은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수익원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65%(2021년 기준)를 차지한다는 추정치가 제시된 바 있다.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중복계산(더블 카운팅)돼 모회사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 측은 사업부를 분리하는 물적분할 개념이 아닌 별도 법인의 상장인 만큼 '쪼개기 상장'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더블 카운팅으로 기업가치나 주가가 타격을 받는 게 아닌 자회사 흥행이 곧 모회사의 흥행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주가만 봐도 그렇다. 경기 사이클상 LG화학 주가가 오를 수 없는 상황인데 주가가 상승하는 건 자회사 상승 영향을 받는 것"이라며 "자회사가 잘되면 모회사도 잘 된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 접수 절차부터 다시 밟을 예정이다. 오는 29일까지 예비심사 효력이 남아있지만 이번 공모 레이스는 중단하기로 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작년 9월29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비심사 효력 기간이 해당 시점으로부터 6개월인 만큼 이달 29일까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8일 증권신고서를 철회하면서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상장 재추진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다시 공모 절차를 재개할 것이란 의지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당시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 보류 의사를 밝힌 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지난해 4월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까지 언급됐지만, 상장을 앞두고 증시가 급격하게 꺾인 탓에 같은 해 6월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추가 취득과정에서 평가받은 '몸값 4조원'도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업이익률이 90%를 웃돌지만, '오딘' 단일 지식재산권(IP) 리스크가 약점으로 꼽혔다. 작년 6월 말 기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매출의 100%는 오딘 IP에서 나왔다. 게임주 부진 영향도 컸다. 지난해(2022년 1월3일~2022년 12월29일)는 펄어비스(70%), 크래프톤(64%), 넷마블(52%), 카카오게임즈(51%), 엔씨소프트(30%) 등 말 그대로 게임주의 혹한기였다. 게임주는 이 기간 코스피지수(25%), 코스닥지수(34%)도 크게 밑돌았다.
이중 가장 최근 상장한 크래프톤의 경우 최근 주가(16만9000원)가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66% 낮았다. 크래프톤의 주가 부진에 대해선 증시 활황기 속 공모가가 당초 높게 책정된 측면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작년 말 출시한 기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직격탄이 됐다.
이러한 배경이 모두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에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비교기업으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펄어비스, 넥슨, 넷이즈, 액티비전블리자드 등 6개 회사를 제시했다.
연기를 한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다. 여전히 시장 상황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장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가뜩이나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를 보면 조단위 IPO 대어들에 우호적이지 않다. 올해 들어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대어급 주자들이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을 잇따라 포기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이 정도(당초 공모 예정액 4100억~604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려면 해외 투자가 불가피한데 글로벌 주머니 사정도 넉넉지 않으니 상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구서를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쉽게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거래소가 최근 개인들의 손실 방지를 위해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은 기업들에 좀처럼 심사 승인을 잘 내주지 않고 있어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기준으로 공모받은 후 손실 볼 리스크가 있는 기업은 웬만해서 승인을 잘 내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시 '쪼개기 상장 논란'은 재차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 54.9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오딘은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수익원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65%(2021년 기준)를 차지한다는 추정치가 제시된 바 있다.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중복계산(더블 카운팅)돼 모회사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 측은 사업부를 분리하는 물적분할 개념이 아닌 별도 법인의 상장인 만큼 '쪼개기 상장'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더블 카운팅으로 기업가치나 주가가 타격을 받는 게 아닌 자회사 흥행이 곧 모회사의 흥행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주가만 봐도 그렇다. 경기 사이클상 LG화학 주가가 오를 수 없는 상황인데 주가가 상승하는 건 자회사 상승 영향을 받는 것"이라며 "자회사가 잘되면 모회사도 잘 된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