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장춘추(양쯔메모리)
창장춘추(양쯔메모리)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 창장춘추(양쯔메모리)가 국영 투자자들로부터 9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창장춘추는 미국이 지난해 12월 블랙리스트에 올린 업체다.

SCMP는 중국 기업 정보 사이트 톈옌차를 인용, 최근 3곳의 중국 국영 투자자가 490억위안(약 9조2700억 원)을 창장춘추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창장춘추의 등록 자본금은 1050억위안(약 20조원)으로 두 배가 됐다.

투자자 중에는 중국의 반도체 육성 펀드인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일명 대기금)도 있다. 대기금은 중국 재정부가 일부 금액을 출자하고 주요 국유·민간 기업이 자금을 보태 조성한 펀드다. 2014년 1기 1387억위안, 2019년 2기 2040억위안 규모로 조성됐다.

창장춘추는 이미 1기 대기금 투자도 받았으며, 이번에 2기에서 129억위안(약 2조43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창장산업투자, 후베이창성개발 등 후베이성 국유기업들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창장춘추는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국유기업인 쯔광그룹 주도로 2016년 후베이성 우한에 설립됐다. 2018년 128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232단 낸드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국가적 지원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2021년 매출은 11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최근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등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도입했다.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장비를 수출하려는 기업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12월에는 창장춘추 등 중국 기업 36개를 중국군에 협력하는 기업으로 보고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이런 위기 가운데 창장춘추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 베이팡화창으로부터의 주문량을 70%까지 줄였고, 올해 들어서 직원의 10%를 내보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창장춘추에 대한 추가 투자는 미국과의 기술 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반도체 생산 강화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