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낙관적인 미래
비디오 게임 초기 시절 포뮬러 원 그랑프리 레이싱 게임을 개발한 팀을 만났다. 그들은 첫 번째 경주가 시작될 때 거의 모든 선수의 차량이 충돌하는 결함을 발견하고 코드를 바꿨다.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페이스북의 모토가 떠올랐다. ‘주저하지 말고 먼저 실행하라(Move fast and break things)’.

인공지능(AI) 챗봇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모든 사람이 AI 챗봇의 한계와 단점을 지적하고 있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실험적인 챗봇인 테이(Tay)를 이런 이유로 폐쇄해야만 했다. 이용자들이 ‘신나치 섹스봇’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아직은 결함투성이

결점을 찾기 위해선 수백만 차례의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앞으로 수개월간 ‘RLHF(reinforced learning from human feedback·인간 사용자 피드백 기반 강화 학습)’에 대해 많이 듣게 될 것이다. 머신러닝(기계학습) 시스템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습득한다. 하지만 실제 인간과 채팅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무례하다. 이들은 테이를 파괴했다. 그래서 챗GPT는 RLHF를 유료화해 이용자를 제한했다. MS는 빙 챗봇에서 사용자 질문을 세션당 여섯 개만 허용했다. 1982년작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나오는 ‘넥서스 6’ 복제품과 섬뜩할 정도로 비슷하게 들린다. 내 기억에 결말이 좋지 않았다.

새로운 혁신이 세상에 나올 때마다 많은 사람은 그것을 깨부수려고 한다. 물론 최근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결함 탓에 차량 36만2800대를 리콜한 것은 무섭다. 나는 항상 생각한다. 만약 내가 차를 몰고 벽돌로 된 벽으로 돌진하면 충돌 회피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할까.

일론 머스크의 엑스닷컴과 피터 틸의 페이팔도 초기엔 결함투성이였다. 언론은 전자결제 시대는 절대 오지 않을 것으로 단언했다. 오늘날 전자결제 시장 규모는 10조달러에 이른다. 돌이켜보면 그들은 운이 좋게도 판돈이 훨씬 낮은 초기 단계에서 공격을 받았다. 생성형 AI도 마찬가지다. 본격적으로 대중화하기 전에 모든 버그와 한계를 떨쳐내고 기자들을 소름 돋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결국 인류에 유용할 것

생성형 AI는 초기 결함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자연스러운 AI 챗봇이 구식 여행사를 대체할 수 있다. 아니면 주식 중개인, 아니면 의사를.

2013년작 영화 ‘그녀(Her)’를 기억하는가. 온라인 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일은 의심할 여지 없이 곧 현실이 될 것이다. 누군가가 그것을 만들고, 온갖 경고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다. 2015년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헬로 바비’를 선보였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누군가가 더 나은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부정적인 면만 보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자. 생성형 AI는 외로운 이들의 동반자로, 맞춤형 교육 시스템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군중은 언제나 재빠르게 새로운 서비스의 결점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것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의 일부일 뿐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How ChatGPT’s AI Will Become Useful’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