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타이어업계가 최근 신차 수요 둔화에도 이례적으로 교체용 타이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향후 수요가 회복되면 오른 가격에 타이어를 판매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지난해 타이어업계를 괴롭힌 고무값, 해상운임 상승도 진정세로 접어들며 올해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달 국내에서 타이어 가격을 종류별로 3~4% 인상했고, 이달 유럽 시장에서도 2~3% 인상한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북미와 유럽에서 한 차례씩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일부터 국내에서 타이어 가격을 3~8% 올렸다. 넥센타이어도 타이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미쉐린은 1월 글로벌 타이어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10% 감소했음에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전세계 각 국의 시장 상황에 따라 가장 먼저 가격을 인상했다. 통상 타이어업체들은 1위인 미쉐린이 가격을 올리면 뒤따라 인상 러시에 참여한다. 2위인 일본 브리지스톤, 3위인 미국 굿이어도 연초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교체용 타이어 판매가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운임 하락과 가격 인상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달 24일 946.68로 지난해 1월 최고점인 5109.60 대비 80.9% 급락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비용 측면의 압박보다는 향후 수요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운임 상승 완화가 타이어업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