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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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이 10년 만에 처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택매매가격은 5%가량 하락한 뒤 내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집값 하락률 1위는 대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KB 부동산 보고서'를 5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1.8% 떨어졌다. 연간 주택매매 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하락률은 대구(-5.2%)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대전(-4.4%)과 수도권(-2.7%)이 뒤를 이었다. 광주(2.0%)는 유일하게 집값이 올랐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전년 대비 약 50% 급감했다. 7월 이후 월평균 거래량은 약 3만3000호에 불과했다. 2017~2021년 월평균 거래량(8만2000호)의 40% 수준이다.

전셋값도 지난해 전국에서 2.5%, 수도권에서 4.0% 하락했다.

○대구·인천 부동산 위축 우려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12일부터 26일까지 건설·시행·학계·금융 등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 전국 중개업자, PB(프라이빗뱅커)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95%와 중개업자 96%, PB 92%가 올해 주택매매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수도권 중개업자의 35%, 전문가의 26%가 하락 폭으로 '5% 이상'으로 예측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5% 이상 하락을 전망한 비율(중개업자 36%·전문가 39%)이 수도권보다 높았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올해 주택가격 하락률을 4.1%로 전망했다.

주택매매 가격은 내년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중개업자의 53%, 전문가의 45%, PB의 47%가 반등 시점으로 내년을 꼽았다. 2025년 반등을 예상한다는 비율(각 그룹에서 29%, 34%, 40%)은 2024년보다 낮았다.

올해 주택 경기가 양호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는 서울과 경기를, 가장 위축될 지역으로는 대구와 인천을 꼽았다.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는 재건축(21%), 아파트 분양(21%),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16%), 재개발(12%) 순으로 거론됐다.

중개업자들은 신축 아파트(16%)·재건축(15%)·아파트 분양(14%)을, PB들은 재건축(22%), 신축 아파트(21%), 아파트 분양(17%)을 선호했다.

○집값 급락 가능성은 작아


당분간 주택가격 조정이 계속되겠지만,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연구소는 진단했다. 금융 위기 당시 주요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 이상(미국 최고 100%, 영국 80∼100%, 홍콩 70%대 등)이었지만, 한국은 50%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계 부실이나 주택보유자 처분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2019년 주택가격 급등으로 금융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난해 1분기 국내 가구의 LTV는 평균 38.8%로 낮은 수준이다. 은행권의 경우 LTV 40% 이하인 가구가 58.4%로 절반 이상이며 70%를 웃도는 가구는 1%에 불과하다. 이에 최근 금리 상승과 대출 부담 등이 주택 급매물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연구소의 판단이다.

박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