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베스트셀러' 보잉737…꼬리는 한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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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 항공기 동체부품 제조
보잉·에어버스 등이 믿고 맡겨
美 국내선 중형기 점유율 30%
코로나 위기 넘고 실적 회복
작년 매출 1600억…두 배 급증
보잉·에어버스 등이 믿고 맡겨
美 국내선 중형기 점유율 30%
코로나 위기 넘고 실적 회복
작년 매출 1600억…두 배 급증
보잉737은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2만5000여 대 민간 항공기의 45%가량을 차지하는 베스트셀러다. 이 항공기의 꼬리 부분인 후방동체는 대부분 ‘메이드 인 코리아(한국산)’다. 국내 1위 항공기 동체 제조업체 아스트의 경남 사천공장에서 만든 후방 동체와 관련 핵심 부품을 조립해 초대형 여객기가 탄생한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아스트의 김희원 회장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항공산업에선 세계 최고 수준 기술과 품질이 요구된다”며 “국내 승객이 타는 대부분 항공기엔 아스트의 제조 기술이 들어가 있다”고 소개했다. 아스트는 보잉뿐만 아니라 에어버스의 최상위 협력사(티어1) 지위를 지닌 국내 유일 항공기 동체 제조업체다.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가 운행하는 항공기의 절반 이상,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 항공사(LCC) 항공기 대부분이 보잉737 모델이다. 그중 기내 후방 화장실 뒤쪽의 둥그렇고 뾰족한 공간(후방동체)은 거의 다 아스트 작품이다. 보잉 737은 전·후방 동체, 날개 등이 각기 다른 곳에서 제작돼 미국 워싱턴주 보잉 에버릿 공장에서 조립된다. 기체의 스트링거(뼈대)와 벌크헤드(칸막이 구조물) 같은 후방동체의 주요 부품도 아스트가 만든다.
후방동체는 만들기 까다로운 부위다. 3개의 꼬리날개가 접합되는 데다 동체를 흐르는 기체가 모여 공기저항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티타늄 등 다루기 쉽지 않은 특수 합금을 사용해 난기류, 번개, 극저온 등 각종 악천후에도 끄떡없는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 들어가는 부품만 6만3000개에 달하고, 경량화 요구로 표면(스킨) 두께는 2~3㎜를 넘을 수 없다.
김 회장은 “항공기 동체 제작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분야라 주로 정부 산하 대표 기업이 맡는다”며 “아스트는 ‘민간기업 중 세계 최고의 동체 제작 기술력’으로 보잉의 높은 문턱을 넘었다”고 말했다.
아스트는 2019년 세계 3위 항공기 제조업체인 브라질 엠브라에르로부터 후방동체 설계·제작·사업권을 인수, 민항기 설계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엠브라에르와 함께 제작하는 미국 국내선용 70~110인승 항공기(리저널 제트)는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삼성항공 엔지니어 출신이었던 김 회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2001년 독립해 아스트를 설립했다. 막대한 개발비용 때문에 한때 은행권 워크아웃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5년 만에 첫 수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기 수주가 끊기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김 회장은 “은행 대출까지 막히면서 회사 운영비를 대느라 사재까지 털어야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를 넘기자 실적이 빠르게 회복했다. 아스트 매출은 2021년 812억원에서 지난해 160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매출의 20배가 넘는 3조6000억원의 수주 잔액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화물기 개조사업, 중소형 항공기 설계·제조사업 같은 미래 성장동력도 확보하고 있다. 화물기 개조의 핵심 부품인 ‘메인 데크 카고도어’(문짝) 등에서 글로벌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코스닥시장 상장사 아스트의 김희원 회장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항공산업에선 세계 최고 수준 기술과 품질이 요구된다”며 “국내 승객이 타는 대부분 항공기엔 아스트의 제조 기술이 들어가 있다”고 소개했다. 아스트는 보잉뿐만 아니라 에어버스의 최상위 협력사(티어1) 지위를 지닌 국내 유일 항공기 동체 제조업체다.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가 운행하는 항공기의 절반 이상,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 항공사(LCC) 항공기 대부분이 보잉737 모델이다. 그중 기내 후방 화장실 뒤쪽의 둥그렇고 뾰족한 공간(후방동체)은 거의 다 아스트 작품이다. 보잉 737은 전·후방 동체, 날개 등이 각기 다른 곳에서 제작돼 미국 워싱턴주 보잉 에버릿 공장에서 조립된다. 기체의 스트링거(뼈대)와 벌크헤드(칸막이 구조물) 같은 후방동체의 주요 부품도 아스트가 만든다.
후방동체는 만들기 까다로운 부위다. 3개의 꼬리날개가 접합되는 데다 동체를 흐르는 기체가 모여 공기저항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티타늄 등 다루기 쉽지 않은 특수 합금을 사용해 난기류, 번개, 극저온 등 각종 악천후에도 끄떡없는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 들어가는 부품만 6만3000개에 달하고, 경량화 요구로 표면(스킨) 두께는 2~3㎜를 넘을 수 없다.
김 회장은 “항공기 동체 제작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분야라 주로 정부 산하 대표 기업이 맡는다”며 “아스트는 ‘민간기업 중 세계 최고의 동체 제작 기술력’으로 보잉의 높은 문턱을 넘었다”고 말했다.
아스트는 2019년 세계 3위 항공기 제조업체인 브라질 엠브라에르로부터 후방동체 설계·제작·사업권을 인수, 민항기 설계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엠브라에르와 함께 제작하는 미국 국내선용 70~110인승 항공기(리저널 제트)는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삼성항공 엔지니어 출신이었던 김 회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2001년 독립해 아스트를 설립했다. 막대한 개발비용 때문에 한때 은행권 워크아웃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5년 만에 첫 수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기 수주가 끊기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김 회장은 “은행 대출까지 막히면서 회사 운영비를 대느라 사재까지 털어야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를 넘기자 실적이 빠르게 회복했다. 아스트 매출은 2021년 812억원에서 지난해 160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매출의 20배가 넘는 3조6000억원의 수주 잔액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화물기 개조사업, 중소형 항공기 설계·제조사업 같은 미래 성장동력도 확보하고 있다. 화물기 개조의 핵심 부품인 ‘메인 데크 카고도어’(문짝) 등에서 글로벌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