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관, 중국의 한국 겨냥 '말참견' 발언에 "아쉽게 생각"
중국 주재 한국대사관이 최근 중국이 박진 외교부 장관의 대만 관련 발언에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비외교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는 6일 베이징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박 장관의 언급 사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그동안 밝힌 기본 입장을 설명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차원에서의 언급이었는데, 중국이 이에 대해 대변인 언급과 같은 발언을 보인 데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은 역내 안보와 번영에 중요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역내 긴장 상황이 완화되기를 바란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입장하에서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박 장관의 대만 문제 관련 CNN 인터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국 매체의 질문에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타인의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사자성어 '불용치훼'(不容置喙)를 언급했다.

'불용치훼'는 청나라 작가인 포송령의 소설에 등장하는 말로, 상대방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다.

강한 어조로 상대방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한다.

박 장관이 지난 22일 보도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 상태 변경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대만 해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이 박 장관 발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대만 문제에 두고 있는 중요성에 입각한 대응의 측면과 함께 실질적 전략상의 함의도 존재한다고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이 미국·일본과 연대해 중국에 맞서는 선택, 즉 주한미군의 개입에 동의하는 등의 행보를 취하지 않도록 미리부터 견제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