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지기/사진=유튜브 채널 지기TV 영상 캡처
유튜버 지기/사진=유튜브 채널 지기TV 영상 캡처
학폭 논란이 불거지고, 음주운전이 발각돼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유튜버가 학교 폭력 피해를 폭로했던 피해자를 고소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DC갤러리에 '지기TV관련 당사자 본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과 녹취록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는 앞서 운동 유튜브 채널 '지기TV' 운영자인 유튜버 지기(본명 임동규)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 A 씨였다.

A 씨는 "참으로 당혹스럽다"며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편집을 한 지는 모르겠지만, 올릴 거라면 원본을 제대로 올리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며 3건의 지기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는 지기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학폭과 음주운전으로 불거진 논란과 의혹을 해명하는 영상을 게재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지기는 A 씨가 이전에 올린 폭로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전학 사유는 금전 갈취, 폭행 등이 아니다"고 강조했고, "당시 제가 다니던 학교는 신생 학교라 학생부 사건에 관련된 모든 학생을 전학 보냈다"면서 전교생의 10% 이상이 전학 및 자퇴를 했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대해 "철없던 시절의 행동이 부끄럽고, 친구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해 2020년도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피해자 A 씨는 제 사과를 받아줬다"며 "저는 지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겠다고 해서 일주일에 여러 번 만나 운동도 하고, 알고 있는 지식을 알려주기도 했다"면서 그동안 주고받은 모바일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사실관계에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잘못된 사실관계가 번지며, 가족, 지인에게까지 협박이나 과한 비난이 가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 괴로웠다"며 "저는 약자를 지속해서 괴롭히고 돈을 뼜거나 협박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 학생을 괴롭힌 건 자신이 아니라 A 씨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A 씨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장애인을 심하게 괴롭힌 일당 중에 지기가 있었고, 장애인을 괴롭힌 것이 강제 전학의 주요 사유 중 하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녹취 내용 중엔 지기가 직접 "내가 너희 집에 가서, 네가 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자위행위를 했던 거" 등의 발언도 있었다.

A 씨는 "(지기가) 우리 집에 무단으로 와서, 제가 울고불고하며 빌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자위행위를 하고, 땅바닥에 자기 신체 분비물을 뿌리려 한 적이 있다"며 "그걸 막기 위해 저는 신문지와 휴지를 땅바닥에 허겁지겁 펼치며 간신히 막았고, 결국 제가 직접 치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지기에게서 연락이 온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맞춰 유튜브에 최대한 악행을 축소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취지의 부탁 때문이었다"며 "저는 사실을 약간 축소하는 것까진 너희 가족을 위해 받아들이겠지만, 아예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폭로 이유에 대해 "더 이상 글을 쓰지 말을 달라 요청했고, 사실관계를 부정하거나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유튜브 활동을 더 하건 말건 상관하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저는 약속을 지켰다"며 "그런데 오늘 저녁 연락이 와서 저와 제 친구들을 고소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정말 그렇게 한다면 저 역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완전히는 아니어도 조금은 변했을 거라 생각한 제가 잘못이었다"며 "사실적시 명예훼손 할 거냐? 할 거면 하라. 두렵지만 더 이상 물러서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학폭 피해자 A 씨가 공개한 유튜버 지기(본명 임동규)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학폭 피해자 A 씨가 공개한 유튜버 지기(본명 임동규)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더불어 지기와 주고받은 모바일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는데, A 씨가 "유리한 것만 편집 잘했다"며 "다행히 나에게 (녹취록) 원본이 있다"고 하자, 지기는 "그래 법정에서 보는 걸로 하자"고 했다. 하지만 이후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A 씨는 "말과 행동이 다르면 행동만 진실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