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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마켓PRO] 행동주의 공격에도 주가 하락한 남양유업…투자 매력 여전하단 이유는?
남양유업의 주가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고도 오히려 하락세다.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하면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 보통 주가가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시장에선 남양유업의 주가 하락은 단기적 이슈에 의한 것이고 장기적으론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경 마켓PRO가 남양유업의 투자 포인트를 정리했다.

○행동주의 공격받고 되레 떨어진 주가

7일 남양유업은 53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0월 말 35만3500원에 저점을 찍고 2월 말까지 우상향, 64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가 남양유업에 주주제안을 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이후 현재까지 주가 하락폭은 12.46%에 달한다. 행동주의 펀드가 진입하면 보통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데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마켓PRO] 행동주의 공격에도 주가 하락한 남양유업…투자 매력 여전하단 이유는?
시장에선 차파트너스의 진입이 알음알음 알려졌던 탓이라고 본다. 한 시장관계자 A씨는 "차파트너스가 남양유업에 주주제안을 할 것이란 얘긴 여의도에 돌았었다"며 "주주제안의 기대감을 시장이 먼저 반영했다가 실제 주주제안이 나오자 차익실현에 나선 물량이 꽤 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실제 2월 단 나흘을 제외하고 매일 순매수했던 기관투자자들은 28일부터 줄곧 매도세를 이어오고 있다.

○"분쟁 끝난 것 만으로도 호재"
한앤컴퍼니 체제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남양유업이 투자처로 매력적이라고 본다.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대한 기대감 소멸은 일시적인 요인일 뿐 중장기적으론 남양유업의 기업가치 회복에 기대를 걸 만 하다는 얘기다.

제일 먼저 거론되는 이유로는 분쟁 종료 그 자체가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회장에 대해 제기한 주식매매계약 이행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게 됐지만, 2심까지 한앤컴퍼니가 승소한 이상 시장에선 별다른 변수 없이 상반기 내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홍원식 회장과 한앤컴퍼니 간의 소송전은 무려 1년 반 가까이 진행되면서 갈 길을 잃은 회사는 계속해서 표류하고 있었다. 실제 경영 공백이 발생한 지난 2021년 2분기 이후 남양유업은 2022년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의 깃발을 누군가 잡기만 해도 최악은 면할 수 있다는 시각인 셈이다.
[마켓PRO] 행동주의 공격에도 주가 하락한 남양유업…투자 매력 여전하단 이유는?
머지 않아 경영권을 행사할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턴어라운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불매운동의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이 적자기업으로 전락한 건 갑질 논란 등 오너리스크에 의한 것이었다. 오너 일가가 회사에 손을 떼고 한앤컴퍼니로 넘어가게 되면 대중이 불매운동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되면 우유와 분유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는 남양유업의 실적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시장에선 남양유업이 500억원 가량은 거뜬히 벌 수 있는 기업이라고 본다.

한앤컴퍼니가 과거 같은 식음료 업종인 웅진식품을 턴어라운드 시켰던 이력이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흑자가 나는 음료 라인업은 남기되 수익성 낮은 제품은 정리하고 납품업체 선정 방식을 바꾸는 등 체질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을 인수한 지 6년 만에 배 이상 차액을 남겨 대만의 퉁이그룹에 매각했다. 현재 남양유업은 홍원식 회장의 모친인 1929년생 지송죽씨가 비상근 사내이사로 재직하며 회사의 월급(남양유업의 등기이사 1인 평균 보수액은 3억원)을 받고 있는데,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잡으면 당장 이런 불필요한 지출 부분부터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

○차파트너스 제안에 자진상폐로 응답하나

차파트너스의 제안에 대해선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단적으로 82만원에 공개매수 방식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란 요구는 향후 주가 상승을 감안하면 경제적으로 이득이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PEF)는 통상 턴어라운드를 위해 잡음을 없애고자 자진상폐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한앤컴퍼니가 차파트너스의 제안을 명분 삼아 공개매수에 나서 종국에 상장폐지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우 자진상폐를 하려면 최대주주가 최소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차파트너스가 요구하고 있는 감사선임 건에 대해선 한앤컴퍼니가 난색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장 턴어라운드가 급한 한앤컴퍼니 입장에서 또 다른 노이즈를 만들고 싶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마켓PRO] 행동주의 공격에도 주가 하락한 남양유업…투자 매력 여전하단 이유는?
[마켓PRO] 행동주의 공격에도 주가 하락한 남양유업…투자 매력 여전하단 이유는?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