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1우러 17일 이후 가장 오랫동안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아시아와 유럽 인도분 원유 가격을 인상한 탓이다.

이날 WTI 가격은 전장보다 78센트(0.98%) 오른 배럴당 80.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 1월 26일 이후 최고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아람코가 내달 인도될 아시아·유럽 주요국 원유 가격을 인상했다고 전했다. 아람코는 오는 4월 아시아 인도분 경질유 '아랍 라이트' 공식 판매가격(OSP)을 전월 대비 배럴당 0.5 달러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벤치마크 유종인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2.5 달러 높게 책정된 가격이다. 이달 2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2달러 수준이다.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블룸버그에 "중국의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로 인한 경기 회복을 예상했다. 아람코는 전체 판매량의 60%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인도한다.

중국이 전날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한 점이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래,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영향으로 발표를 생략한 2020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목표치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정했으나 실질 성장률은 3%에 그쳤다.

올해는 중국의 경제 재개방으로 성장세가 반등해 글로벌 원유 수요를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는 시장의 기대를 약간 밑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