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전 세계 코코아 최대 수출국인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가 생산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6일(현지시간) 런던ICE거래소에서 코코아 5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31달러(1.14%) 오른 t당 2761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한 달간 7% 가까이 상승했다. 연중 저점이던 지난해 7월(t당 2198달러) 대비로는 25% 이상 올랐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이달 초에는 t당 2800달러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t당 3000달러를 웃돌며 최근 5년 간 최고치였던 2020년 11~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코아 가격 1년 3개월 만 최고치…공급량 부족 시달려 [원자재 포커스]
코코아는 초콜릿 등 달콤한 디저트의 재료로 사용되는 원자재다. 코코아 열매에서 추출한 씨앗(빈)이 주로 원료로 활용된다. 세계 1위 생산국은 코트디부아르로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약 45%를 담당한다.

지난달 중순부터 코트디부아르가 코코아 원물 부족으로 수출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기 어려운 지경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코코아의 수확 기간은 전년 10월~3월인데 올해 생산된 양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지난달 12일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수출업체들이 계약 불이행 위기”라며 “최대 15만t이 긴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서아프리카에서 이어지는 비료 부족 사태도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주 수출품목이던 비료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비료와 살충제 부족으로 시장에서 서아프리카 생산된 코코아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시장 거래자들이 상태가 좋은 상 등품의 코코아를 찾으면서 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ICE가 관리하는 뉴욕 코코아 재고는 최근 10개월 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EU의 코코아 재고도 10개월 반 만의 최저치인 11만2800메트릭톤(MT·1000kg)으로 떨어졌다.

다만 수요가 급변하지 않는 것은 가격 상승을 완화해주는 요인이다. 미국의 전국제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북미 코코아 분쇄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10만7130MT를 기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